(엑스포츠뉴스 기장, 윤승재 기자) “슬라이더 진짜 좋은데?"
KT 위즈 신인 박영현의 ‘달라진’ 슬라이더에 포수도 심판도 혀를 내둘렀다. 박영현의 슬라이더를 받은 포수 안현민은 “원래 던지던 공 같다”라며 놀라워했고, 포수 뒤에서 이를 지켜 본 심판도 “좋다”는 말을 연발하며 감탄했다고.
하지만 이들이 놀란 이유는 따로 있다. 박영현이 전수받은 새 슬라이더가 바로 ‘국보’ 투수의 조언을 받은 슬라이더라는 점, 그리고 박영현이 새 슬라이더를 장착한 게 불과 며칠 전이라는 점이었다. 확 달라진 슬라이더와 박영현의 빠른 습득력에 혀를 내둘렀다.
현역 시절 ‘국보 투수’라 불렸던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은 현재 KT 위즈에서 인스트럭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부산 기장의 KT 스프링캠프지에 합류한 선 전 감독은 투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지도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방문이다. 지난해 소형준과 박시영, 김민수 등 KT 투수들은 캠프에서 선동열 전 감독의 특별 과외와 특급 조언을 받으며 크게 성장했다. 그리고 그렇게 ‘국보’의 기운을 받은 KT는 탄탄한 투수진을 완성시키며 창단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KT는 올 시즌 다시 한 번 선동열 전 감독을 초대해 2연패 원동력을 삼으려 한다.
지난해 소형준에게 그랬듯, 올해도 선 전 감독은 젊은 투수들을 집중 지도하며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고교 최동원상 수상자이자 올 시즌 신인 1차 지명 박영현과 2차 1라운더 이상우가 선 감독의 레이더에 들어왔다. 선 전 감독은 두 선수 곁에서 구종 그립이나 릴리스포인트 등 세세한 동작들을 지도하면서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 올렸다.
특히 선동열 전 감독에게 ‘국보급’ 슬라이더를 전수 받은 박영현은 전수 며칠 만에 위력적인 슬라이더로 체내화하며 현장 스태프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박영현은 “원래도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선 감독님의 슬라이더 그립을 배우고 던지니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라면서 “레전드 투수에게 지도를 받아 영광이었다”라며 선 전 감독의 과외를 받은 소감을 전했다.
190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속구가 일품인 이상우도 선 전 감독의 세세한 교정을 받았다. 이상우는 “공 던질 때 뒤로 나오는 게 편해야 앞에서 때릴 수 있고, 그래야 타자들도 구종을 간파하지 못하게 된다고 조언해주셨다. 좋은 신장을 가지고 있어서 억지로 팔을 올릴 필요 없고 스리쿼터 느낌으로 던지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영광이고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