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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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은 스스로 벽을 뚫고 나갔다 [포디움 스토리]

기사입력 2022.02.10 05:55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장애물을 만났다고 반드시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벽에 부딪혔다고 돌아서서 포기하지 마라. 어떻게 벽을 오를지, 벽을 뚫고 나갈 수 있을지, 또는 돌아갈 방법은 없는지 생각하라."

지난 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전, 1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황대헌은 스타트와 함께 3위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기회를 엿보던 황대헌은 다섯 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를 파고들어 앞서 있던 두 명의 중국 선수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어떤 충돌이나 접촉은 없었고, 선두 자리를 유지한 황대헌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순위에 대한 공식 발표가 바로 나오지 않았다. 한참이 지난 뒤 나온 결과는 황대헌의 레인 변경 반칙이었다. 텃세를 넘어선 편파 판정이었고, 오심이었다.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여러 통로로 항의에 나섰지만 애석하게도 지나간 일을 번복할 수 없었다.

억울한 상황에서도 황대헌은 아쉬움을 돌아보거나 다른 이를 탓하는 대신 덤덤하게 자신의 다음을 준비했다. 마이클 조던의 말을 인용해 "멈추지 않겠다" 얘기했다. 그리고 9일 1500m 종목에 나선 황대헌은 준준결승에서도, 준결승에서도 흠잡을 곳 없이 깔끔한 스케이팅을 보이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 한 단계 씩 올라섰다. 

무려 10명이 나선 결승전에서도 다름이 없었다.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황대헌은 기회가 보이자 아웃코스로 치고 나와 단숨에 선두 자리로 올라섰다. 문제를 삼을 중국 선수도 없었거니와, 문제 삼으려야 삼을 수 없는 더없이 깨끗한 추월이었다. 1위로 올라선 황대헌은 가장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었고, 다른 선수들의 추월을 완벽하게 봉쇄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갈랐다. 

4년 전 황대헌은 첫 올림픽이었던 2018 평창 대회 500m 종목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분명 값진 결과였지만 불운했던 1000m, 1500m 종목까지 본인에게는 아쉬움이 남았을 무대였다. 황대헌은 포기하지 않았고, 어떻게 벽을 오르고 또 넘어설지 생각했다. 그런 황대헌에게 4년 전, 그리고 이틀 전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황대헌은 마주한 벽을 뚫고, 그렇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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