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8.29 00:51 / 기사수정 2007.08.29 00:51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슈퍼서브' 올레 군나르 솔샤르(3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팬들에게 이별을 고할 예정이다.
타임즈, 인디펜던트를 비롯한 잉글랜드 언론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11년간 활약했던 솔샤르가 곧 은퇴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1996년 노르웨이 몰데에서 맨유로 이적한 솔샤르는 최근 4년간 잦은 무릎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경기장 밖에서 보내야했고, 의료진은 그에게 '선수로서의 몸 상태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시즌 직전만 해도 "1주일에 1경기는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던 솔샤르는 의료진의 진단에 따라 은퇴를 결심했으며, 빠르면 오늘(한국시간) 중으로 공식 은퇴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의 보물, '슈퍼 서브' 솔샤르
퍼거슨 감독이 발굴한 최고의 재능 중 하나로 평가되는 솔샤르는 1996년 23살의 어린 나이에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전에서 교체출전 후 6분 만에 골을 성공시킨 솔샤르는 첫 시즌에만 18골을 성공시키며 맨유의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그의 활약에 감동한 퍼거슨 감독은 당장 그에게 7년의 장기 계약을 제시했다.
퍼거슨 감독은 솔샤르에 대해 "그는 벤치에 앉아 쉴새없이 움직임을 관찰한다"며 그의 '슈퍼서브'로서의 훌륭한 태도를 칭찬했다. 솔샤르의 여러 별명 중 하나인 '슈퍼서브'는 그가 늘 교체선수로 출장해 결정적인 골을 터뜨렸기에 얻은 별명이다. 솔샤르는 맨유가 노팅엄 포레스트를 상대로 벌인 경기에서 12분을 남기고 출전, 4골을 터뜨리며 팀의 8-1 승리를 이끄는 등 교체선수로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맨유의 트레블을 이끌며 11년 동안 여섯 차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두 차례의 FA컵 우승, 한 차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칼링컵 우승을 경험한 그였지만 솔샤르의 선수 인생이 늘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03년 찰튼과의 경기에서 당한 무릎 부상으로 오랫동안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는 04/05 시즌에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05/06 시즌에는 단 다섯 경기에 출전했을 뿐이었다.
그가 부상에 허덕이는 동안 맨유는 루이 사아, 앨런 스미스, 웨인 루니 등 걸출한 공격수를 영입했고, 주전경쟁을 이겨내지 못한 솔샤르가 팀을 떠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인내심을 갖고 최고의 결정력을 가진 솔샤르의 복귀를 기다렸고, 팬들 역시 그가 없는 경기에서도 솔샤르의 응원가를 부르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선물, 그리고 '이별 아닌 이별'
그는 2006년 8월, 찰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오랜 공백을 깨고 복귀전을 치루였다. 3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솔샤르는 여전히 '동안'이었고, '암살자'다운 깔끔한 결정력을 보이며 맨유의 선전에 기여했다. 그는 레딩과의 경기 이후 한 차례 더 무릎 수술을 하였지만 한 달 만에 복귀했고, 결국 06/07 시즌에 11골을 넣으면서 맨유의 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선수 생활 내내 그의 발목을 잡았던 고질적인 무릎 부상은 결국 그를 주저앉히고 말았다. 지난 6월 노르웨이 대표팀 훈련 중 무릎에 불편을 느낀 솔샤르는 다시 수술대에 올랐고, 수술이 매우 성공적이었음에도 그의 무릎은 '회복 불가' 판정을 받았다. 한 시즌 더 맨유를 위해 뛰고 싶다던 솔샤르의 바람은 물거품이 되었고, 결국 06/07 시즌은 맨유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솔샤르의 은퇴가 맨유와의 이별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솔샤르는 2006년 맨유와 재계약을 하면서 코치직으로의 전환 조항을 달았다. 솔샤르는 부상으로 경기에 뛸 수 없던 시기에 유스 팀 선수들을 지도하며 코치로서의 경험을 쌓고 있었다. 종종 코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던 솔샤르에게는 그 시기가 조금 빨리 찾아왔을 뿐이다.
또한, 맨유는 11년 동안 팀을 위해 한결같이 봉사한 솔샤르를 위해 그가 맨유의 홍보대사로서 활약하게할 방침이다. 이미 솔샤르는 지난해 홍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커 스쿨 학생들을 지도하는 등 맨유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대우는 다른 맨유 은퇴 선수들이 누리지 못했던 특별한 대우이기도 하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이별'
퍼거슨 감독은 뛰어난 선수 관리 능력에도 불구하고 맨유의 스타 선수들과 안 좋은 방식으로 이별을 해야 했다. 베컴과 불화를 겪으며 그를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시켰던 퍼거슨 감독은 로이 킨, 반 니스텔루이와 차례로 불화를 겪으며 그들을 이적시켰다. 최근에는 에인세와 법정까지 가는 다툼 끝에 그를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시켰다.
그러나 솔샤르는 최근 축구판에서 보기 힘든 충성심으로 오로지 맨유만을 위해 활약했고, 맨유와 퍼거슨 감독은 이 충성스러운 공격수를 위해 최고의 대우를 해주었다.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는 선수를 최선을 다해 치료해주고, 그가 은퇴하는 날까지 그의 실력을 의심치않았던 퍼거슨 감독의 신뢰는 바로 솔샤르의 '충성심' 때문일 것이다.
솔샤르는 곧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예정이다. 팀의 소중한 선수들이 얼굴을 붉히며 맨유를 떠났던 것과는 달리, 솔샤르와 맨유팬의 이별은 근래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이별'이 될 듯하다.
[사진=2006/07 시즌 뉴캐슬을 상대로 3년 만에 복귀골을 터뜨린 솔샤르 (C)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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