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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메이저리그 진출의 '허와 실'

기사입력 2011.03.07 08:46 / 기사수정 2011.03.07 08:47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메이저리그는 말 그대로 야구의 '신'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수많은 마이너리그 구단들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꿀 수 있다. 1994년 박찬호 이후 수많은 유망주가 태평양을 건넜던 것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통한 부와 명예 획득에 있었다.

이렇게 최근 5년간 고교/대학무대 졸업 이후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한 선수는 총 23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루키 혹은 싱글 A 리그에 머물며, 하루빨리 승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2001년 이후 미국을 건너간 유망주들 중 메이저리그에 승격된 선수는 류제국 단 한 사람뿐이다. 그나마 그 류제국도 최근에는 국내로 돌아와 자신을 지명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고교 랭킹 1위가 '메이저리그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최근 고교야구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주말리그 시행에 앞서 여러 초청대회가 열리고 있고, 그 현장에 국내/외 스카우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적극적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계약하고자 하는 선수를 직접 보기 위해 해당 학교로 찾아가기도 한다. 수많은 고교 유망주들이 3월 이후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마쳤다는 소식을 건네 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본격적인 리그 진행에 앞서 해당 선수에 대한 파악을 어느 정도 끝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국내 고교 랭킹 1위'가 프로에서의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 스카우트는 “고교야구에서 140km를 던졌던 이들이 막상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 나니 130km밖에 던지지 못한다.”라고 지적한다. 이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고교야구에서 많이 던졌다는 의미와 함께, 프로 입문 이후 적응에 애를 먹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만큼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상상 외로 그 격차가 크다.

미국 무대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태평양을 건넜던 수많은 이들이 대부분 '국내 고교 랭킹 1, 2위'를 다투었다는 사실을 되짚어 보았을 때 이들 중 한, 두명은 벌써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거나 그 문턱에 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미국에 건너간 이들 중, 단 한 명도 더블 A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야구만 잘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꿈을 포기하고 돌아오거나 방출되는 이유는 결코 '야구 내적'인 문제에 있지 않다.

언어적인 문제부터 시작하여 거주 문제, 문화 차이 등 야구 외적인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영어를 하지 못해서, 마땅한 거주지를 마련하지 못해서, 동양인으로서 받는 차별대우, 적은 봉급 등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상당히 많다. 따라서 첫 해부터 자신이 가진 재주를 100% 발휘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 10시간을 기본으로 하는 버스 이동에 체력이 방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역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기본으로 하는 메이저리그에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메이저리그라는 타이틀만 바라보고 미국을 건넌 이들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은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를 간과한 까닭이 크다.

그래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이렇듯 메이저리그는 '할 수 있다!'라는 다짐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곳이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로 '성공하기 전까지 절대 돌아오지 않겠다.'라는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며, 둘째로 현지에 가서는 '야구에 미친 사람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못해 하는 야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야구에 절실해야' 살아남는 법니다.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한 이들의 공통분모에는 '절실함'이란 것이 있다.

[사진=추신수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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