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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수비수 될 재목" 손시헌 강추에도 현역 자원입대, 김한별이 다시 뛴다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1.12.29 10: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NC를 넘어 한국에서 가장 수비 잘하는 선수로 거듭날 재목이다.”

2020년 스프링캠프,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과 손시헌 NC 2군 코치를 설레게 하는 고졸 신인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비록 청백전이었지만, 양의지와 똑 닮은 타격 폼으로 맹타를 휘두르는 모습과 군더더기 없는 수비는 코치진의 이목을 확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동욱 감독은 “오랜만에 기본기가 탄탄한 고졸 신인을 찾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 감독에게 김한별을 추천한 손 코치도 “한국에서 가장 수비 잘하는 선수로 거듭날 재목이다”라며 극찬했다. 

하지만 두 지도자의 극찬을 받았던 그는 2020시즌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해 6월말 갑작스레 현역 입대를 결정한 것. 그것도 구단 차원에서 결정한 입대가 아니라, 스스로 ‘자원입대’를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코치진의 극찬 속에 프로 1년차에 1군 데뷔가 유력했던 그였지만, 개인과 구단의 미래를 위해 빠르게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군 입대를 자원했다. 

그렇게 ‘야구 선수’로서의 소식이 끊긴 지 18개월. 2021년 12월 28일, 김한별(20)은 군생활을 마치고 NC 선수로의 복귀를 명받았다. 이전보다 더 다부진 모습으로, 전보다 후련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김한별은 이제 그토록 꿈꿔왔던 1군 데뷔를 향해 2022년을 준비한다. 


#자원입대 #DP #최우재

한국나이로 스무살이 된 지난해. 김한별은 미래가 창창한 유망주였지만 여느 20대 초반의 청년처럼 군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역시 상무에서 야구 감각을 유지하며 군 복무를 하는 것. 하지만 상무에 합격하려면 1군 기록이 필요했고, 해당 기록을 세우려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았다. 결국 김한별은 빠른 입대를 결심했고, 지도자들의 극찬 속에 프로 첫 해부터 데뷔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뒤로 하고 군에 입대했다. 

결과적으로 김한별의 빠른 판단은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득이 됐다. 2020년 팀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박민우, 노진혁 등 주전 내야수들이 커리어하이급 시즌을 보낸 탓에 김한별이 남아 있었어도 기회를 많이 못 받았을 가능성이 컸다. 또 지난 시즌 후 구단이 외부 FA 2명(박건우, 손아섭)을 영입한 후 보호선수 명단을 꾸리는 데에도 김한별이 군보류 선수로 묶인 덕에 고민을 덜 수 있었다.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한 것이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 됐다.

그렇게 현역에 입대한 김한별은 지금은 넷플릭스 시리즈 덕에 잘 알려진 D.P라는 보직을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탈영 사건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아 드라마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덕분에 부대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운동을 하고 몸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김한별은 대신 D.P로서 다른 탈영병들의 사연을 들을 기회가 많아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부대 상황도 김한별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김한별이 복무한 부대엔 같은 팀 외야수 최우재가 먼저 군 복무를 하고 있었는데, 최우재가 지휘관에게 간곡하게 건의한 끝에 야구 장비를 들여 몸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춰놓았던 것. 뒤늦게 입한 김한별은 최우재가 다져놓은 환경 속에서 틈틈이, 그리고 열심히 몸을 만들 수 있었다. 


#손시헌 #재시작 #우승

군에서 열심히 몸을 만든 김한별은 한층 다부져진 몸으로 팀에 합류했다. 미복귀 전역으로 11월 일찌감치 팀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김한별은 걱정했던 것보다 ‘야구 감각’이 살아있어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타격 밸런스는 물론, 자신의 최대 장점이었던 수비 역시 본인이 느꼈을 때 입대 전보다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 상황, 자신감도 충만하다. “최고의 수비수 재목”이라고 손시헌 코치가 건넸던 극찬도 김한별의 자신감을 한껏 키웠다. 하지만 방심은 없다. 김한별은 손 코치의 칭찬이 기쁘고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땀을 흘리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한별은 이번 비시즌이 정말 중요하다며 몸을 만드는 데 더욱 열을 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 코치와 이 감독의 칭찬은 작년의 일. 김한별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군에 가있는 사이 박준영, 김주원 등이 두각을 드러내며 주전 자리를 꿰찼고, 군에서 제대한 서호철, 오영수도 김한별의 강력한 내야 경쟁자들이다. 여기에 박민우와 박석민이 징계에서 풀린다면 경쟁은 더 심화될 예정. 바늘구멍 같은 내야진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군에서 멘탈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왔다는 그는 조급함 없이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겠다며 심호흡을 했다. 

“제가 군에서 팀 우승을 지켜봤는데, 그 자리에 함께 있지 못했다는 게 아쉽고 정말 부러웠어요. 지금 당장은 1군에 오르고 1군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이 목표지만, 차근차근 성장해 언젠가 저도 그 기쁨을 함께 만끽하고 싶어요. 우리 팀은 단단하고 강하니까 다시 올라갈 거라 믿고, 내년엔 제가 팀의 반등과 우승에 보탬이 되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창원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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