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지난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챔피언' 플루미넹시와 '디에고 마라도나를 배출'한 아르헨티노스의 경기(2-2무)를 시작으로 남미 클럽축구 최고의 제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0 대회 본선 조별리그가 개막했다. 현재 인데펜디엔테와 페냐롤 경기를 제외하고 조별리그 1라운드가 마무리됐고, 오는 6월 23일까지 4개월의 대장정에 나선다.
올해로 52회를 맞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는 그동안 UEFA 챔피언스리그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클럽 대항전으로 이름을 높여왔다. 최근에는 여의치 않은 자금 사정으로 유럽의 챔피언스리그에 상대되지 않으나, 금세기에 7차례 치러진 클럽 월드컵에서 세 번의 우승을 거머쥐었을 정도로 여전히 그 실력을 입증하는 대회이다.
또한, 펠레, 지쿠, 마리오 켐페스 등 당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를 빛냈고, 금세기에 들어와서는 후안 로만 리켈메, 카를로스 테베스, 루이스 파비아누 등이 이 대회에서의 활약으로 훗날, 세계적 선수로 성장할 발판을 만들었다.
과연 어떤 클럽이 올해 남미 최강 클럽으로 발돋움할지, 어떤 샛별이 미래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발판을 마련할지, 이번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1을 통해 지켜봐 보자.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1 조편성
1조: 산루이스(멕시코), 리베르탓(파라과이), 온쎄칼다스(콜롬비아), 산마르틴(페루)
2조: 그레미우(브라질), 후니오르(콜롬비아), 레온(페루), 오리엔테 페트롤레로(볼리비아)
3조: 플루미넹시(브라질), 아르헨티노스(아르헨티나), 나씨오날(우루과이), 아메리카(멕시코)
4조: 벨레스(아르헨티나), 카톨리카, 에스파뇰라(이상 칠레), 카라카스(베네수엘라)
5조: 산투스(브라질), 콜로콜로(칠레), 쎄로 포르테뇨(파라과이), 타치라(베네수엘라)
6조: 인테르나씨오날(브라질), 하구아레스(멕시코), 에멜렉(에콰도르), 빌스테르만(볼리비아)
7조: 에스투디안테스(아르헨티나), 크루제이루(브라질), 과라니(파라과이), 톨리마(콜롬비아)
8조: 인데펜디엔테, 고도이크루스(이상 아르헨티나), 페냐롤(우루과이), LDU 키토(에콰도르)
1조: '깜뻬오네스'의 향연. 강자도, 약자도 없다
유일하게 브라질, 아르헨티나 클럽이 단 한 팀도 속하지 않은 조이다. 그러나 산루이스를 제외한 다른 세 팀이 모두 자국리그 우승팀인 만큼, 어느 한 팀도 소홀히 볼 팀이 없다. 리베르탓과 산루이스, 온쎄칼다스가 선두 다툼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산마르틴이 선두를 차지한다 해도, 이변이라 칭할 수 없는 실력 차이다.
1라운드 결과: 산루이스 1-2 리베르탓, 온쎄 칼다스 0-3 산마르틴
산루이스 F.C(San Luis Fútbol Club, 멕시코)
창단: 1957년, 연고지: 산루이스 포토시, 대회 최고성적: 16강(2010)
2010/11 전기리그 5위 자격(멕시코리그 상위 3팀은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비록, 멕시코 리그에서 중위권 팀으로 평가받으나, 남미의 수많은 재능이 멕시코에서 활약하는 것을 볼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이다. 실제로 마이클 아로요(에콰도르), 트레소르 모레노(콜롬비아), 윌메르 아기레(페루) 등 남미 각국의 전·현직 대표가 팀 전력의 중추를 맞고 있다.
리베르탓(Club Libertad, 파라과이)
창립: 1905년, 연고지: 아순시온, 최고성적: 4강 2회(1977, 2006)
파라과이 리그 2010시즌 후기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파라과이 축구의 최고 명문은 이 대회 3회 우승에 빛나는 올림피아지만, 21세기 파라과이 축구를 논하자면, 리베르탓은 독보적인 최강이다. 지난 후기리그에서도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무난히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파라과이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빅토르 카세레스가 중원에서 팀의 중심을 잡고 전 파라과이 대표팀 주장, 카를로스 보넷이 수비라인을 진두지휘한다. 앙헬 오루에, 로돌포 가마라 등 팀의 젊은 공격수들이 자국리그에서 가공할 득점력을 보였지만, 큰 대회에서 경험부족을 메우고자 총격에서 구사일생한 살바도르 카바냐스를 영입했다.
온쎄칼다스(Corporación Deportiva Once Caldas, 콜롬비아)
창립: 1959년, 연고지: 칼다스주 마니쌀레스, 최고성적: 우승 1회(2004)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4 우승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2009년 전기리그와 2010년 후기리그 우승으로 멋지게 부활했다. 지난 시즌, 페르난도 우리베와 유럽에서 복귀한 다이로 모레노(전 슈테아, 루마니아)가 막강 투톱을 형성했지만, 우리베가 이번 겨울에 이탈리아(키에보)로 진출하며 공격력에 큰 구멍이 생겼다. 포르투에서 영입한 와손 렌테리아가 우리베의 공백을 얼마나 메우느냐와 자국리그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 수비진의 안정화가 남미 무대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우니베르시닷 산마르틴(Club Deportivo Universidad San Martín de Porres, 페루)
창립: 2004년, 연고지: 리마, 최고성적: 16강 1회(2009년)
2004년에 창립한 신생팀이지만, 페루의 명문 사립, 산마르틴 대학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받으며 페루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지난 2010 페루리그에서도 공수양면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하며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공격진의 아르헨티나 용병 듀오, 에베르 아리올라와 헤르만 알레만노가 건재하지만, 페루 대표팀 주전 수문장인 레아오 부트론이 장기부상에 처해있어 수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2조: 그레미우의 위세, 그 누가 막을 것인가?
브라질 남부의 대표적 명문 그레미우, 콜롬비아의 강호 후니오르, 페루의 복병 레온 데 우나누코, 볼리비아의 오리엔테 페트롤레로가 2조에 속했다. 그레미우의 조 1위가 유력하고 후니오르가 나머지 두 팀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코린찌안스가 데포르테스 톨리마에게 덜미를 잡힌 것처럼, 콜롬비아 클럽은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또한, 페루의 레온과 볼리비아의 페르롤레로도 현명한 선택과 고도의 집중을 보인다면, 조 2위 자리가 불가능하지 않다.
1라운드 결과: 레온 1-2 후니오르, 그레미우 3-0 페트롤레로
그레미우(Grêmio Foot-Ball Porto Alegrense, 브라질)
창립: 1903년, 연고지: 포르투알레그리, 최고성적: 우승 2회(1983, 1995)
브라질 세리에-A 2010 4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조별리그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우루과이 복병, 라씽 몬테비데오를 1승1무로 물리쳤다. 지난 시즌 브라질리그에서 팀 최다 득점의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으나 수비력은 다소 아쉬웠다. 게다가 리그 득점왕 조나스가 발렌시아로 떠나 앙드레 리마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고 팀의 에이스, 소우자마저 플루미넹시로 떠나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조나스의 뚜렷한 대체자 영입은 없었고 공격형 미드필더 비니씨우스 파체쿠(전 플라멩구), 다미안 에스쿠데로(전 보카) 등을 영입하며 중원에서의 창의성을 높였다. 팀의 주장, 파비우 호쳄박이 달라진 미드필드 라인의 중심을 어떻게 잡느냐, 자국리그에서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던 수비진의 안정화가 어느 정도 해결되느냐에 16년 만의 남미 제패를 노리는 그레미우의 이번 대회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다.
후니오르(Corporación Popular Deportiva Junior, 콜롬비아)
창립: 1924년, 연고지: 바랑키야, 최고성적: 4강(1994)
2010 콜롬비아리그 전기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다. 후기리그에서 14위에 처지는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지만, 전기리그 우승으로 후기리그에 전력을 쏟지 않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전기리그 득점왕 카를로스 바카가 아르헨티나 명문 리베르플라테로 이적했지만, 전 우루과이 대표팀 수문장 세바스티안 비에라(전 라리사, 그리스), 유럽 빅리그 경력의 존 비아파라(전 라 에키닷)를 영입하며 수비진의 안정과 중원의 경쟁력 상승을 이뤘다.
레온 데 우아누코(Club Deportivo León de Huánuco, 페루)
창립: 1946년, 연고지: 우아누코, 최고성적: 첫 출전
지난해 엄청난 돌풍으로 페루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레온의 첫 남미 클럽 대항전은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게 현실적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 의욕적으로 선수 영입에 나섰지만, 에콰도르(데포르티보 키토)로 떠난 팀의 주포, 루이스 페레아의 공백이 너무나 크다. 파나마 대표, 오를란도 로드리게스가 페레아의 공백을 얼마나 메우느냐도 중요하지만, 자국리그와 현격한 실력 차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수준에 하루빨리 적응하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오리엔테 페트롤레로(Club Deportivo Oriente Petrolero, 볼리비아)
창립: 1955년, 연고지: 산타크루스, 최고성적: 8강(1988)
2010 후기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전기리그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볼리비아 축구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볼리비아 리그는 남미 최약체이기에 자국리그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대회에 임할 것이다. 게다가 자국리그에서조차 1점대가 넘은 불안한 수비력을 보여 이번 대회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만든다. 유일한 희망이라면, 전직 K-리거로 익숙한 후안 아르쎄(전 성남)가 러시아 무대(테렉 그로즈니)에서 돌아온 것이다.
[사진=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컵(C) 남미 축구협회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