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윤승재 기자) 마지막 경기라 긴장했던 탓일까. IBK기업은행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라셈은 물론, 라셈을 위해 승리를 다짐했던 선수들의 몸은 다소 굳어있었다.
IBK기업은행은 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0-3(25-27, 20-25, 21-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기업은행은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순위 상승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외국인 선수 라셈의 마지막 경기였다. 기업은행이 새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와 계약하면서 라셈이 이날 대전 KGC인삼공사전을 마지막으로 기업은행 구단을 떠나게 된 것. 안태영 감독대행은 “라셈이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았다”라면서도 “대신 어제 선수들과 모여서 ‘내일 라셈이 웃으면서 갈 수 있도록 잘하자’라고 했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하지만 너무 긴장한 탓일까. 라셈과 기업은행은 승부처에서 조급한 모습을 보이며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1세트 초반 라셈의 공격은 상대 블로킹에 번번이 막혔고, 공격 성공률도 15.38%까지 떨어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세 경기 연속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던 라셈이지만, 라셈은 1세트에서 2득점에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에 반면, 1세트 승부는 꽤 팽팽했다. 경기 중반 김수지와 김주향의 활약으로 균형을 맞춘 기업은행은 23-24로 세트 포인트를 내준 상황에선 엄청난 집중력을 바탕으로 역대급 랠리를 선보이며 듀스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25-25 상황서 김하경의 세트 더블콘텍트 범실이 나오며 분위기를 뺏겼고, 이소영에게 퀵오픈 공격을 허용하며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도 팽팽했다. 라셈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점수를 쌓아가기 시작했고, 14-14까지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며 대등한 시합을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도 뒷심이 부족했다. 랠리를 잘 이어나가면서도 공격성공률은 낮았고, 오히려 마지막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해 점수차가 벌어졌다. 네트 터치 같은 실책도 분위기를 내주는 데 한몫했다. 결국 기업은행은 2세트까지 내주며 흔들렸다.
기업은행은 아쉽게도 3세트를 뒤집지 못했다. 20-20 동점까지 만들어갔지만 또다시 뒷심 부족으로 고개를 숙였다. 라셈과 함께 승리를 만끽하며 웃으면서 보내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기업은행이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며 아쉬운 마지막으로 라셈을 떠나보내게 됐다. 안태영 감독대행 역시 경기 후 “웃으면서 보낼 수 있었는데 아쉽다. 선수들이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다”라며 아쉬운 반응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KOVO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