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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손' 방신봉, "나의 전성기는 끝나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1.02.22 08:1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홍익대 시절부터 '블로킹의 달인'으로 불렸던 '백전노장' 방신봉(36, KEPCO45)이 KEPCO45의 구세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EPCO45는 지난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캐피탈을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22, 20-25, 25-19, 21-25, 18-16)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의 주역은 단연 방신봉이었다. 홀로 블로킹 8개를 잡은 방신봉은 18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역 프로배구 선수들 중, 후인정(37, 현대캐피탈)과 함께 최고령 선수에 속하는 그는 전성기 못지않은 블로킹 감각을 발휘하며 KEPCO45의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홍익대 재학 시절,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출전권 티켓을 놓고 일본과 한판 대결을 펼칠 때, 방신봉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2세트에서 일본의 전설적인 공격수인 나카가이치 유이치(일본, 전 신일본제철)의 공격을 연거푸 막아낸 그는 팀 승리의 공헌했다.

1997년 현대자동차서비스(현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국내 최고의 블로커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할 때, 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했고 2005년에는 LIG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 2007년 1월 27일에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방신봉은 한 경기 최다인 11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198cm의 장신에 유난히 팔이 길고 큰 손을 가진 그는 탁월한 블로킹 감각을 지니고 있다. 2008년 은퇴를 선언했지만 KEPCO45의 유니폼을 입고 다시 코트에 돌아온 그는 현재(22일 기준) 세트당 0.894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이 부분 1위에 올라있다. 만 36세의 나이에 새로운 배구 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방신봉은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최고 블로커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캐피탈과의 경기를 마친 방신봉은 "감독님이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신다. 그래서 언제나 체력 훈련에 전념하고 있고 체력 문제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캐피탈은 대형 공격수가 없는 대신,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한 공격을 펼친다. 올 시즌, 우리캐피탈에 3패를 당한 KEPCO45는 블로킹에서 고전해왔다.

방신봉은 "그동안 우리캐피탈과의 경기에서는 블로킹을 많이 못 잡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적절한 곳에 서브를 넣고 어느 쪽으로 볼이 올라갈지를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 마지막 세트에서도 레프트와 라이트 쪽에 오픈 공격이 갈 것을 미리 예측하고 적절하게 대비했던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매 경기마다 감독님의 지시대로 적절하게 대처한 점이 많은 블로킹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방신봉의 분전으로 KEPCO45는 프로팀 6개 구단 중, 블로킹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블로킹에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제치고 올 시즌은 KEPCO45가 블로킹 군단으로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KEPCO45에서 36세의 방신봉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블로킹 이후 화려한 세리머니로 각광을 받았던 그는 블로킹 이후, 세리머니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은퇴식을 치른 뒤, 1년만에 코트에 복귀한 방신봉은 전성기 못지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녹슬지 않은 블로킹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그는 프로 출범 이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는 KEPCO45의 기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 = 방신봉, KEPCO45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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