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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좇는 신인왕 후보…최준용 '미친' 존재감

기사입력 2021.10.09 05:29 / 기사수정 2021.10.09 03:29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지금 롯데 자이언츠에는 최고의 중간 계투가 뛰고 있다. 마무리 투수까지 포함해도 KBO리그의 전체 구원 투수 가운데 최상위권에 든다. 지금까지 해 온 팀의 승리 확률을 높인 플레이를 수치로 환산해 다 더하면 마무리 투수를 포함해도 두 번째고, 제외하면 1위다. 신인상 수상 자격이 있는 어린 선수인데도 비슷한 나이대가 아닌 수년 차의 선배들과 겨룬다. 최준용(19)이 29년 만에 롯데 신인왕 계보를 만들 주자로 주목받는 이유다.

KBO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최준용의 승리확률기여합산(WPA, Win Probability Added)은 2.84다. 전체 구원 투수 가운데서는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삼성, 4.33)만이 그의 위에 있다. 최준용의 뒤에는 각 팀의 9회를 책임지는 김택형(SSG, 2.75)과 정해영(KIA, 2.60)이 있고, 각 25, 26홀드로 이 부문 선두를 다투는 장현식(KIA, 2.53)과 주권(KT, 1.87)도 뒤에 있다. 여기에서 선발 투수까지 포함한 30위권 안에 신인상 수상 자격이 있는 건 최준용뿐이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최준용(2.35)은 오승환(3.33)과 두 손가락 안에 든다.

WPA는 접전 속에서도 이길 확률을 높이는 구원 투수의 기여도를 평가하고 측정하기에 보다 적합한 지표다. 여러 포지션의 선수를 비교할 때에는 간편성 면에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구원 투수의 평가에는 계산상 더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WAR보다 WPA를 적용하는 게 낫다는 평가다. 최준용이 많은 이닝을 던진 건 아니었음에도 WAR 1.24로 신인상 수상 후보 가운데 두각을 나타냈지만, WPA로 따졌을 때 그의 진가가 더욱 드러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서튼 감독은 구단을 통해 "최준용이 등판하는 대부분의 상황은 승리를 지켜야 하는, 높은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경우이거나 상대의 가장 좋은 라인업과 맞붙어야 하는 때다. 8회에 나와 던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최준용은 그 상황에서도 계속 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 안에서도 8회에 나서는 필승조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선수일 거다"라며 "그 역할을 최준용만큼 꾸준하게 잘 하고 있는 선수도 몇 명 없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준용의 활약은 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롯데는 후반기에 치른 51경기에서 27승 20패 4무로 10개 구단 가운데 승률 2위(0.574)에 올랐는데, 이중 10월에는 5승 2패 1무(승률 0.714, 1위)로 5위인 키움 히어로즈와 격차도 2경기까지 좁혔다. 래리 서튼 감독은 최준용 등이 가세한 불펜의 활약이 원동력 가운데 하나였다고 본다.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는 "기대 이상으로 잘해 주고 있다. 강한 불펜이 됐다"고 말했다. 

5강권 판도를 뒤흔든 최근 상승세에도 최준용의 활약이 포함돼 있다. 지난 3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는 팀의 연승을 이으려 3연투를 자청했다. 연투를 지양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최준용은 서튼 감독을 세 차례 찾아 가 등판을 요청했다고 한다. 서튼 감독은 고민 끝에 그를 내 보냈고 이후 사흘 동안 기용하지 않았다. 구단에 따르면 서튼 감독은 "처음에는 '이기는 상황이 오면 나가고 싶다'고 하기에 장난으로 생각해 웃었다. 그런데 다시 찾아 왔기에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끝내 한 번 더 찾아 와서 '나가서 던지라'고 했다"며 "그런 멘털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 피곤하더라도 이기고 싶어하는 선수다. 선수들이 이런 멘털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불펜 투수가 선발이나 마무리 투수, 또는 야수만큼의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는 잣대에서 벗어나지 않더라도 최준용은 돋보인다. 정규시즌 안에서가 아닌 다른 외부 요인에 의한 프리미엄이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정규시즌에서 뛰어난 투구로 우수한 성적을 남겼다는 사실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2021 리그 규정에 따르면 신인상 표창 조항에는 '해당 연도의 KBO 정규시즌에서 신인 선수로 출장하여 기능·정신 양면에서 가장 우수하여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에게 시상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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