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가 일일극과 교양 프로그램을 결방시키면서까지 150억을 들인 블록 버스터 '검은 태양' 홍보를 위해 총력전을 기울였다. 이에 다른 한편에서 시청자의 불만도 이어졌다.
지난 1일 MBC는 교양 '생방송 오늘 저녁'과 일일드라마 '두 번째 남편'을 결방했다. 대신 오후 5시 10분부터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 3, 4회를 연달아 재방송했다. 2일에는 교양 '실화탐사대'가 전파를 타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검은 태양' 재방송 방영 탓에 영향을 받았다.
엑스포츠뉴스의 첫 보도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이들 프로그램을 애청하는 시청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엄현경, 차서원, 한기웅, 오승아가 주연인 일일극인 '두 번째 남편' 애청자들의 불만이 특히 많았다. 주인공 선화(엄현경 분)가 재경(오승아)이 저지른 살인에 대한 누명을 써 감옥에 가고 본격적으로 복수를 다짐하는 등 전개가 급물살 될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실시간 톡방에 "검은 태양' 때문에 결방을 한다는 게 말이 되냐", "'검은 태양'도 재밌지만 재방은 언제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왜 계속 결방하나", "다른 것도 아니고 '검은 태양' 재방송은 오버 아닌가", "오늘 '두 번째 남편' 보려고 기다린 시청자는 어쩌라고. 궁금한데 다음주 어떻게 기다리라고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앞서 지난달 30일 '두 번째 남편' 방송분 말미에 '다음 방송은 10월 4일(월) 저녁 7시 5분에 방송됩니다'라는 자막이 흘러 결방을 미리 고지하긴 했다. '실화탐사대'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 결방을 알리며 양해를 당부했다. 그러나 타 드라마의 본방송도 아닌 재방송을 위해 프로그램을 결방한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쇄도했다.
'검은 태양'은 MBC가 첫 금토드라마로 야심차게 편성한 작품이다. 한국형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혔다. MBC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wavve가 150억 원을 투자해 제작해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17일 베일을 벗었다. 묵직한 장르물 분위기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토리, 화려한 액션, 남궁민의 열연에 힘입어 호평을 받고 있다. 4회까지 시청률 역시 7.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시작해 8.0%, 9.8%, 8.3%로 순항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MBC 드라마국에 활력을 불어넣을만 했다.
다만 비슷한 시간에 방송 중인 이하늬 주연의 경쟁작 SBS 금토드라마 '원더우먼'(8.2%, 7.1%, 12.7%, 12.6%)과 비교해 시청률이 조금 뒤쳐지고 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5회부터 기존 시간대인 오후 10시보다 10분 더 빠른 오후 9시 50분으로 편성을 변경하기도 했다. 더불어 재방송을 늘려 노출 빈도를 높였다.
150억이 투입된 하반기 최대 대작인 만큼 MBC로서는 '검은 태양' 홍보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일일드라마, 교양 등 정규 방송을 과감하게 결방하고 '검은 태양' 재방송을 택한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렸다.
결과는 9.4%, 8.6%다. 지난 방송과 비교해 소폭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등 큰 변화는 없었다. '원더우먼'은 13.4%, 13.0%로 우위를 점했다. 재방송의 효과를 크게 보진 못한 가운데 MBC가 타 프로그램 애청자의 불만의 의견을 뒤로 하고 또 같은 편성 전략을 쓸지 두고 볼 일이다.
사진= 검은 태양, 두번째 남편, 포스터, MBC 두번째 남편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