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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 사우디 '빠른 역습' 경계하라

기사입력 2007.07.05 09:42 / 기사수정 2007.07.05 09:42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사우디, 북한과의 경기서 강점, 약점 모두 노출'

1960년 이후 47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나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아시안컵 첫 상대는 '한국 킬러'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다.

한국은 1989년 이후 5번 만나 2무3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그동안 사우디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사우디를 꺾어야 첫 단추를 잘 꿰어 우승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사우디는 4일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북한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사우디의 이번 평가전은 한국전 승리를 위해 북한을 스파링 상대 삼아 팀의 전력을 가다듬었다. 비록 북한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겼으나 일방적으로 북한을 앞서는 경기 내용을 펼쳐 '사막의 왕자'의 저력을 발휘했다.

사우디, 중앙의 빠른 역습 공격 날카로워

북한전에서 드러난 사우디의 주된 특징은 중앙에서 전개되는 빠른 역습 공격 기회를 잘 살렸다는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 모하메드 알 샬흐브의 빠르고 날카로운 패싱력을 축으로 공격을 이끌어 북한 미드필더진을 번번이 뚫었다.

사우디 선수들은 중앙 역습 전개시 유연한 몸놀림이 가미된 드리블 돌파를 줄기차게 펼쳐 북한 진영을 끊임없이 두들겼다.

사우디는 주로 2가지 패턴의 중앙 역습 공격을 진행했다. 한 가지는 알 샬흐브의 빠른 중앙 돌파를 이용한 역습 공격. 알 샬흐브는 개인 돌파를 시도하면서 전방에 포진한 선수를 향해 공을 정확하게 연결하는 동시에, 직접 과감한 중거리슛을 날릴 정도로 중앙에서 농익은 공격력을 발휘했다. 북한의 미드필더들은 그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해 허둥대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두 번째는 공격형 미드필더 나세르 알 하사위의 정확한 대각선 패스다. 그의 패스는 상대 수비진을 분산시켜 공격진을 향해 대각선으로 연결되었는데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공을 받는 공격수와의 호흡과 움직임까지 잘 맞았다.

특히 후반 23분의 대각선 패스는 북한 선수 3~4명의 저지를 무용지물로 만들며 한번에 가볍게 연결되기도 했다. 김상식과 이 호 등이 포진되는 더블 볼란치가 긴장을 늦추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반드시 경계해야 할 사우디 선수들

북한전에서 공격수로 나선 야세르 알 카타니는 한국의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어느 위치에서든지 슛을 할 수 있는 감각이 있어 알 샬흐브나 알 하사위가 이어주는 역습 공격을 기습 골로 마무리시킬 능력이 있다.

특히, 후반 8분에는 북한 문전 오른쪽에서 오른 발목의 스냅을 재빨리 접어 위협적인 오른발 슛을 보여주는 등 시종일관 북한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날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알 하사위는 알 카타니와의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 유연한 볼 키핑력과 볼 컨트롤을 바탕으로 알 카타니를 향해 부지런히 공격을 연결하여 사우디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후반 18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는 북한 선수들의 느슨한 방어를 틈타 헤딩골을 터뜨리는 지능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우디는 알 하사위 이외에도 압둘라만 알 카타니라는 특출난 플레이메이커를 더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의 10번 알 샬흐브는 중앙에서의 개인 돌파와 자로 잰 듯한 패싱력을 발휘하여 사우디 중앙 공격의 첫 시작을 열어줬다. 프리킥 전담으로 나설 정도로 적극성이 강해 사우디 공격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지난 1일 오만전에서 골을 터뜨려 최근 활약상이 돋보이는 편이다.

베어벡호, 다양한 전술 변화로 사우디 진영 뚫을까?

그러나 경기 내용에서 앞선 사우디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다. 후반 38분 박남철에 대한 마크를 소홀히 하다 동점골을 허용,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에 미흡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북한이 잦은 패스 미스를 범하지 않는 원만한 공격을 펼쳤다면 사우디의 4백 라인을 흔들었을지도 모른다.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사우디와 상대할 국가대표팀은 평소와 변함없는 공격 성향의 경기력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투 톱과 스리톱을 번갈아 활용하는 선수 위치 변화와 교체 선수 투입을 통한 용병술로 다양한 전술 변화를 시도하여 사우디 수비수들을 공략하는 것이 키 포인트다.

다양한 전술 변화 속에서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가 한 박자 더 빠르게 진행되면 상대 수비수가 지치게 마련이다. 후반 막판 사우디 수비진의 체력 저하를 틈타 골문을 노린다면 득점 가능성이 크다.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알 샬흐브가 축이 되는 중앙 역습 공격이다. 김상식과 이 호 같은 수비 성향의 미드필더들이 폭을 넓혀 사우디의 중앙 공격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상대팀 공격 길목을 봉쇄할 수 있다.

북한전에서 빛을 발한 알 하사위의 대각선 패스를 김진규와 김치곤 등 중앙 수비수들이 원만하게 끊으면 한국이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2005년 한국과 사우디의 경기 장면 ⓒ 엑스포츠뉴스 박효상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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