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후반기 승률 2위(12승 7패 2무, 0.632)다. 상승세에는 마운드가 차지하는 몫이 크다. 부상자 복귀와 필승조가 반등한 불펜은 팀 평균자책점 2위(3.10)에 올라 있다. 여기에는 필승조 못지 않게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는 투수도 가세해 있다. 김도규다.
김도규는 후반기 들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 2018년에 입단한 김도규는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 발을 디뎠는데, 전반기에는 11경기 평균자책점 5.25(12이닝 7자책)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50으로 적응기를 거치더니 후반기 10경기에서는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38(11⅓이닝 3자책) WHIP 0.97로 맹활약했다.
게다가 꾸준했다. 김도규는 지난 8월 20일 사직 KT 위즈전부터 8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 왔다. 앞서 래리 서튼 감독은 "매번 완벽을 바랄 수는 없지만, 꾸준함을 보여 준다면 그 선수는 다음 단계로 갈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뜻한다. 김도규에게도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성민규 단장은 "감독님이 도규를 믿고 기용하며 키워냈다"고 봤다.
꾸준하게 신뢰를 주고받는 김도규는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결실을 봤다. 이날 투구 수 18구로 1⅓이닝을 피안타와 볼넷 없이 완벽하게 틀어막은 김도규는 프로야구선수로 데뷔한 지 4년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그는 롯데가 2-2로 동점을 허용한 5회 말 2사 1, 2루에서 등판했는데, 위기를 넘긴 뒤에는 타선으로부터 2득점 지원받았고 6회 말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구원승 요건을 만족했다.
첫 승리구를 들어 올린 김도규는 구단을 통해 "경기가 타이트하게 흘러갔기에 승리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타자 선배님들께서 점수를 내 주셔서 운 좋게 구원승을 거둘 수 있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첫 승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김도규가 향후 필승조로도 충분히 성장해 줄 재목이라고 보고 있다. 서튼 감독도 김도규가 스스로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등판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시사했었다. 이에 대해 김도규는 "1이닝 이상 던지거나 적은 점수 차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점점 늘다 보니 부담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만큼 나를 믿고 써 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간다. 이겨낼 거다"라고 다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