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먹튀' 데이비스, 결국 은퇴…2037년까지 연봉 수령

(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최고의 거포에서 '최악의 먹튀'로 전락한 크리스 데이비스(35·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데이비스가 현역에서 공식 은퇴한다. 그가 지난 11년 동안 구단, 팬, 볼티모어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은퇴 소식을 발표했다. 

데이비스는 "부상과 고관절 수술로 늘어난 재활에 오랜 기간 뛰지 못하게 되었고 은퇴를 결심했다.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008년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데이비스는 2011년 트레이드를 통해 볼티모어로 이적했다. 볼티모어에서 기량을 만개한 데이비스는 2013년(53홈런)과 2015년(47홈런)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팀 공격에 막대한 지분을 차지한 데이비스는 2016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7년 1억 61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 거래는 '최악의 계약'이 되어 버렸다. 거짓말처럼 데이비스는 내리막을 탔다. 2016년 타율 0.221을 기록한 데이비스는 이후 2018년부터 3시즌 연속 1할대 타율과 20홈런 미만을 기록하며 끝도 없이 추락했다. 단축 시즌으로 열렸던 2020년은 부상으로 인해 16경기 출전에 그쳤고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계약 이후 5시즌 간 데이비스는 534경기에서타율 0.196 92홈런 231타점 OPS 0.67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올해도 재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시즌을 앞두고 데이비스는 허리 부상을 입으며 부상자 명단에서 출발했다. 이후 왼쪽 둔부 고관절 수술을 받은 데이비스는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잔여 연봉은 전액 수령한다. 볼티모어와 계약 당시 지급 유예 조건을 넣은 데이비스는 2023~2032년까지 매년 350만 달러, 2033~2037년까지 매년 140만 달러를 받는다. '먹튀'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사진=AP/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