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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안타? 이미 '넥스트 레벨' 손아섭

기사입력 2021.07.27 16:00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의 공식 안타 기록은 1,999개. 반영하지 못한 기록이 있어 형식적인 대업 달성은 아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2,000번째 안타를 쳤기에 그의 마음가짐은 다음 단계를 향해 있다.

손아섭은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중에는 그의 공식 2000안타구가 될 공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이날 공식적으로는 1,998번째 안타부터 공을 모았다.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이 7회 초 갑작스러운 우천에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선언됐는데, 이날 안타 1개를 기록한 손아섭은 최소 1타석에는 반드시 들어서야 하기에 적어도 2개의 공은 모아 둬야만 했다.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한 자체 훈련으로 후반기 대비에 나선 손아섭은 "사실 그 생각을 못 하고 있다가 이대승 트레이너가 그 이야기를 하더라. '형 (서스펜디드 게임에) 한 타석 더 들어가는데, 1998번째 공부터 받아놔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더라. 몰랐다가 이야기를 해 줘서 알았다. 그래서 공 2개를 미리 받아놨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실질적인 2,000번째 안타를 친 다음날인 1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무안타에 그쳤다. 만일 이때 1개의 안타만 더 추가했더라면 조금은 후련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못 이룬 거라 조금은 애매하기도 하다"며 "그날에도 2,000안타를 달성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마지막 경기가 될 줄은 몰랐으니까. 하루라도 빨리 선배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던 게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강)민호 형이 참 영리한 포수라고 느낀 게 형은 내가 2,000안타를 욕심내고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어렵게 승부하더라"며 "형의 노련함에 당해서 마지막에 안타를 추가하지 못한 채 1999안타로 휴식기를 마음 불편하게 지내고 있다. (웃음) 민호 형과 친하다 보니 형 앞에서 큰 기록을 세웠으면 했는데, 하여튼 영리한 포수인 것 같다. 그런 내 심리를 캐치하고 유인구를 20개 넘게 던지더라. 역시 대단한 포수구나 싶었다. 눈빛을 읽혔다"며 웃었다.

공식적인 2,000안타 달성 시기가 설령 내년이 되더라도 손아섭의 최소 경기, 최연소 달성 기록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서스펜디드 게임의 재개 일자는 10월 7일,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손아섭의 2,000안타 달성 시점도 바뀔 전망인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 최악의 경우에도 해당 경기는 반드지 끝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KBO 관계자는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반영할 수 없는 경기이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든 서스펜디드 경기는 마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인 2,000번째 안타를 친 지난 10일 개인 통산 1,631경기에 출전한 손아섭은 어떤 상황이 오든 종전 이병규(LG, 2,043안타)가 갖고 있는 최소 경기 2,000안타(1,653경기) 기록을 뛰어넘을 게 유력하다. 또 10일 기준으로 33세 3개월 22일인 손아섭은 장성호가 지난 2012년에 남긴 역대 최연소 2,000안타(당시 34세 11개월)의 경신도 따 놓은 당상이다. 그래도 손아섭은 "한 달이라도 더 빠르면 좋겠다"며 "최연소 2,000안타를 기록하면 영광스러울 거다. 건강하게 열심히 달려 왔다고 생각할 거 같다. 나에 앞서 내가 존경하는 장성호, 이병규 선배님처럼 대단한 분들이 세운 기록이기에 더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대기록을 앞두고 조금 남다른 상황에 놓이게 됐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음 단계에 발을 들인 손아섭이다. 그는 "2,000안타는 끝이나 마지막 목표가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 리셋, 출발의 의미라고 말하고 싶다"며 "예전에 2년 전쯤이었나. 장성호 선배님과 최연소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 있다. 선배님께서는 '그건 당연하고, 너는 2,000안타가 아니라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자만하거나 만족하지 말고 더 잘해서 나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곳을 보라'고 하셨다. 그게 엊그제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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