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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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韓 밴드 하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고 싶어요"…곧 그럴거예요[입덕가이드③]

기사입력 2021.07.03 10:00 / 기사수정 2021.07.03 00:22

김미지 기자

팬덤을 키워 나가고 있지만 아직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가수들, 혹은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는 가수들을 엑스포츠뉴스가 자세히 소개해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입덕'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입덕가이드②]에 이어) 루시는 입덕 요소가 매우 강할 뿐 아니라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갈 수 없는 매력까지 갖춘 밴드라고, 감히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바로 그들의 음악이, 노래가 한 곡 한 곡 발표될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주죠. 

최근 단독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새 앨범 '갓챠'(Gatcha!)를 발표한 루시와 활동에 관한 이야기도 나눠봤습니다.

Q. 최근에 첫 단독콘서트가 1분만에 전석 매진이 됐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원상 - 진짜 좋은 일이 생기면 '이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라는 생각이 처음 들더라고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일이 생길 때 그렇더라고요. 콜드플레이가 언급해줬을 때도 그랬고 '슈퍼밴드' 2위 할 때도 그랬어요. 그러다 천천히 실감이 나더라고요. 잘 안 믿기는 좋은 일이라 더 그런것 같아요.


예찬 - 매진 됐을 때 당장 다음날이 콘서트 날이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린 준비 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콘서트날까지 기다려야 하니까요. 물론 합주할 시간도 필요했지만 무대를 정말 하고 싶었어요. 콘서트 하면서 '진짜 하고 싶은 걸 하고 있구나'를 느꼈어요. 일을 하면서 '즐거워'라는 것을 진심으로 잘 못 느끼는데 무대 하면서 느꼈어요. 이게 내 길이구나 라는 것을요. 이걸 계속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하고 싶다는 생각도 물론 했죠.

광일 - 매진은 안 될 줄 알았어요. 350석 정도 채우면 괜찮겠다 싶었는데 매진이 됐다고 해서 불신했어요. 매진이 됐어도 취소표가 풀리겠지 했는데 전날까지 꽉 채워주셔서 너무 놀랐어요. 루시라는 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기도 했고요. 끝나고 나서는 진짜, 이건 환상의 나라에 다시 들어갔다 온 것 같은 느낌이에요.

상엽 - 매진은 기대를 안 했었어요. 왜냐면 이전에 대면 공연을 해본 적이 없어서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매진돼서 놀랐고 공연 끝나고 나서는 준비를 오래해서 그런지 좋다기보다는 해냈다는 성취감과 안도감이 들었어요. 


Q. 라이브 공연 위주로 하는 밴드여서 단독 콘서트의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예찬 - 오신 분들이 소리도 못 지르고 박수만 치고 계셨어요. 그런데도 그냥 눈빛 보는 것 자체가 아무도 없는 거랑은 완전히 달랐죠. 힘이 느껴졌어요. 연주를 즐겨주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광일 - 이번 공연에서 팬들 눈을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이었어요. 솔로 무대가 있었거든요. 그동안 드럼이어서 관객 눈을 마주치는 무대가 거의 없었는데, 솔로 무대 덕분에 눈을 보면서 해보니까 이 사람들이 진심으로 날 좋아해주는구나를 느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원상 - 왈왈이들을 직접 보는 건 콘서트가 처음이었다고 생각해요. 그게 좀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상엽 - 공연장이랑 관객석이랑 거리가 가깝다보니까 무슨 곡에서 감명을 받으시는지 보이더라고요. 눈물 흘리시는 분도 계셨는데, 정말 힘이 됐어요. 

Q. 지인이나 가족들한테 들었던 평가가 있나요?

예찬 - '너희 진짜 열심히 했구나'라는 평가를 들었어요.

광일 - 상엽이 형 노래 왜 이렇게 잘 부르냐는 소리를 엄청 많이 들었어요. 부모님께서 저 잘했단 말씀은 안 하시고 상엽이 형 잘 한다는 말씀만 하시더라고요.

예찬 - 원상이가 곡을 진짜 잘 쓴다고 엄마가 그러셨어요. 곡들이 진짜 콘서트에서 듣기 너무 좋다고. 

상엽 - 저희 아빠는 이제 콘서트 안 오신다고 하셨어요. 이제 걱정이 없다고, 잘 이룬 것 같다고요.

Q. 콘서트에서 가장 신났던 곡이 있나요?

예찬 - 'Flare'가 항상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I Got U'가 콘서트장에서 하니까 신나더라고요.

광일 - 콘서트에선 저희가 템포를 바꿔서 빠르게 갔어요.

Q. 새 앨범 소개 해주세요.

원상 - 네 번째 싱글 앨범인데, 이번에도 싱글임에도 불구하고 네 곡이 들어가있어요. 타이틀곡 'I Got U' 이름을 정하고 앨범명 '갓챠'(Gatcha!)가 탄생했어요. '갓챠' 의미는 뽑기인데 그 뽑기에서는 모든 상품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해요. 그걸 우리가 살아갈 때 만나는 친구나 연인이 다 포함된다고 생각해서 뽑기에서 뽑은 나만의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앨범이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타이틀곡 'I Got U'는 어떤 노래인가요?

원상 - 'I Got U' 뜻이 내가 너를 잡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너를 발견했다', 혹은 술래잡기에서 '너를 찾았다' 이런 느낌이에요. 처음 마주쳤을 때 동시에 반한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입니다.


Q. 루시는 매 앨범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원상 - 이번 앨범은 다른 앨범들과는 다르게 팝적인 요소를 많이 넣었어요. EDM 사운드도 넣어보고 틴에이지 팝 느낌의 소스를 많이 차용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바이올린 비중이 조금 줄어들긴 했는데,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프로듀싱의 난제인 것 같아요. 근데 상엽이 형이랑 광일이 목소리가 생각보다 팝 장르에 잘 어울려서 그쪽으로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Q. 이번 앨범에 수록된 광일씨 자작곡 '봄인지 여름인지'도 설명해주세요.

광일 - 사실 그 곡은 3월에 쓰기 시작했어요. 그때가 더웠다가 추웠다가 할 때라 혼잣말로 '봄인지 여름인지 모르겠다'고 하다가 사람 마음을 비유해서 써보고 싶었어요. 사람 마음이 뜨거울 때도 있고 차가울 때도 있고 봄바람처럼 좋을 때도 있으니까 그걸 비유해서 담아보면 어떨까 해서 '봄인지 여름인지'를 만들게 됐습니다.

원상 - 다음 곡은 '가을인지 겨울인지'로 하는거야?

예찬 - '보컬인지 드러머인지'

광일 - 네. 패러디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Q. 데뷔한 지 1년이 갓 넘었는데 무엇이 변화한 것 같아요?

예찬 - 곡도 많아졌고 무대에서 뭘 하면 멋있는지 각자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원상 - 공연을 2시간 분량도 할 수 있어요.

상엽 - 이번 콘서트에도 못한 곡들이 있어요.

원상 - 작년 최대 목표가 단독콘서트를 열었을 때 2시간 30분 정도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곡을 많이 내는 거였어요. 그걸 이룬것 같고, 그리고 멤버들끼리 서로를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Q. 싸우진 않았어요?

원상 - 많이 싸웠죠.(솔직)

예찬 - 그런데 싸우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원상 - 예를 들어서 빙수를 먹는데 위에 연유를 뿌리니 마니, 하면서 싸웠어요.

광일 - 보고 있으면 좀 웃길 때가 많아요.

Q. 지난해는 사계절 시리즈를 완성했는데, 올해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원상 - 올해는 딱히 존재하진 않을 것 같아요. 대신 작년에도 다양했지만 올해는 진짜 다양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많이 낼 것 같아요. 짧은 기간 안에 단타로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해진 건 아니지만 바람이에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Q. '슈퍼밴드2'가 시작했는데 전 시즌 준우승 팀으로서 어떤가요?

예찬 - 대니 구라고 바이올린 하시는 분이 출연하시는데, 영상 챙겨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한 번 뵙기로 했어요. 근데 그 분은 클래식에서 진짜 잘하시는 분이시거든요. 저는 클래식을 정확하게 어떤 학교를 졸업하지도 않았고 열심히 노력은 했지만 결과물이 없었던 사람이고요. 물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지만 그 분에 비해선 창피한 부분도 있죠.

원상 - 근데 형은 야생성 있는 바이올리니스트잖아. 진짜 멋있어. 마치 '나그네', '방랑자' 같은 바이올리니스트 느낌이야.

Q. 올해의 목표가 있나요?

원상 - 우리나라에서 밴드 이야기를 꺼내면 다섯 손가락 안에 루시 이름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예찬 - 공연이 재밌는 밴드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어요.

원상 - 솔직히 공연 재밌는 걸로는 다른 밴드한테 안 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상엽 - 잘 하는 밴드요. 음악적으로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광일 - 개그맨 밴드가 되고싶어요.

원상 - 진짜 편한 이미지의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동네 친한 오빠, 형의 이미지로 편안하고 친한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미 전국에, 전세계에 수많은 왈왈이들을 양성해낸 루시. 바람대로 한국 밴드 이야기가 나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일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감히 예언해봅니다.

믿지 못하시겠다면, 그들의 음악을, 그들의 라이브 클립을 보시면 믿으실 수 있을 겁니다. 어느 순간 루시의 음악에, 혹은 루시에 '입덕'해 있을 테니까요.

사진=미스틱스토리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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