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김민규가 올 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무실점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민규는 20일 수원케이티위크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9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78구만 던지는 효율적인 투구로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던지는 동안 1득점을 지원받은 김민규는 승리 요건을 채우고 내려갔지만 이날 두산이 1-4로 역전패당하며 승패 없이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던 김민규는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5⅔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 주지 않으며 롱릴리프로서 김태형 감독에게 신뢰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규는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14경기 동안 구원 투수로만 등판해 오며 1승 2패, 평균자책점 8.10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80으로 저조했다.
애초 김민규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 투수로 준비하고 있었다. 올 시즌에는 상수로 꼽혔던 최원준과 함께할 국내 선발진으로 이영하, 유희관이 재기를 다짐했지만 오히려 김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김민규는 박종기와 함께 대체 선발 후보로 우선순위에 있다고 평가받았지만 정작 이영하와 유희관이 자리를 비운 시기에도 투구 페이스를 끌어 올리지 못해 개막 이후 두 달 사이 두 차례나 2군에 다녀 와야 했다.
두산은 한 달여 만에 돌아온 이영하가 다시 기회를 잡아가기 시작했지만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곽빈, 박정수, 박종기가 기회를 잡지 못하는 흐름이 계속됐다. 절치부심한 김민규는 이달 12일에 1군 엔트리에 콜업됐는데, 등록 직전 2경기 합계 4이닝 동안 안타를 1개만 내 주는 무실점 투구로 페이스를 끌어 올리더니 콜업 이후에도 2경기 2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반등 가능성을 비쳤다.
올 시즌 기회를 받을 만할 때쯤에는 입단 동기 곽빈의 상승세에 또다시 후순위로 밀려나게 됐던 김민규는 지난해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라는 평가에 머물러야만 했다. 경험 있는 선발을 중용하고 싶던 김 감독의 계획이 시즌 초부터 크게 흔들렸음에도, 김민규로서는 부진과 팀 사정이 맞물렸기에 시즌 첫 선발 등판 기회가 개막 이후 3개월 가까이 지났을 때에야 찾아 왔다.
이번에는 김강률, 이승진이 빠진 필승조를 계속 고민하고 있던 김 감독이 집단 난조를 극복하지 못한 국내 선발 후보들을 정리할 때가 오고 있다고 한 배경도 기회를 받게 된 배경. 김민규는 김 감독이 보는 마지막 선발 후보일 가능성이 컸다. 그럼에도 올 시즌 처음 찾아 온 선발 등판 기회를 살렸다. 지난해 강했던 KT(8G 15이닝 ERA 0.60)를 상대로 발돋움할 계기를 만들었다. 게다가 이전까지 국내 선발 후보들이 보였던 제구 난조나 미숙한 투구 수 관리도 없었다. 이날 이닝 당 16구를 넘는 투구는 없었다. 김 감독의 고민도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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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