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는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석패를 당했다. 2-2 동점으로 연장전으로 흐른 경기, 10회초 점수를 뽑아내고 리드를 잡았으나 10회말 좌익수 최지훈의 잇따른 실책성 플레이에 결국 끝내기패를 당했다.
20일 만난 최지훈은 "첫날 그렇게 져서 투수 형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팀 전체에 미안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실수 아닌 실수를 했다. (김)강민 선배와도 그 전 이닝부터 그런 타구에 슬라이딩 하지 말자고 얘기했는데, 의욕이 너무 앞섰다.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플레이였다. 마지막 타구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는데 첫 실수의 잔상 때문에 공만 쳐다보다 펜스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선수단은 최지훈의 플레이를 탓하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도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 그 정도까지 할 수 있었다"고 격려했다. 투수조장 김태훈은 유쾌하고도 진심 어린 말로 최지훈의 마음을 풀었다. 최지훈은 "형들이 먼저 와서 위로를 많이 해주셨다. (김)태훈이 형은 투수조장으로서 '지금까지 네가 잘 잡아줘서 이긴 경기가 많으니까, 너무 상심하지 말고 똑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내일 봐서 위축되어 있으면 뒤통수를 때리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다들 편하게 해주셔서 다음날 경기를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동료들 덕에 무거운 마음을 털어낸 최지훈은 남은 시리즈에서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펄펄 날았다. 20일 우익수 및 9번타자로 나선 최지훈은 결승타가 된 홈런 포함 3안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공교롭게 이날도 스코어 4-3에서 한화가 9회말 끝내기 찬스를 잡았으나 이번에는 SSG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됐다.
최지훈은 "그동안 잘 맞았다 싶은 타구도 정면으로 많이 가면서 생각이 많아졌었는데, 오늘 첫 타석에 행운의 안타가 나와서 다음 타석부터 편하게 들어갔던 것 같다. 이진영 코치님이 항상 들어가기 전에 좋은 정보들을 많이 주셔서 코치님 믿고 타석에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홈런은 슬라이더를 쳐보자 했는데 가운데 몰리면서 운 좋게 넘어갔다. 처음에는 타구를 못 찾았는데 보니까 넘어가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3연전은 큰 경험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 최지훈에게 앞으로 자신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묻자 "다치지 않고, 지금 이 마음을 안 잊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처럼 간절하고, 열심히 하는 그런 모습들을 잊지 않는 게 올 시즌 목표이자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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