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예상치 못하게 필승조까지 나가서 힘든 경기를 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3차전에 불펜 데이를 예고했다. 기존 선발 투수 안우진이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부상자 명단에 등재돼 있고, 빈자리를 불펜 투수로만 운영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2경기 연속 불펜 데이를 치르는 상황이 됐다. 키움은 28일 고척 두산과 경기에 연장 11회 말까지 승부를 이어갔는데, 선발 투수 한현희가 5이닝 투구를 기록했는데도 오주원-김동혁-김재웅-김태훈-김성민(이상 1이닝)-양현(⅔이닝)-조상우(⅓이닝)까지 필승조 포함 불펜 투수 7명이 버텨야 했다. 결과적으로는 연장 11회 말에 송우현이 끝내기 안타를 쳐 이겼으나, 불펜 소모는 키움으로서 분명 걱정거리였다.
홍원기 감독은 이튿날 경기를 앞두고 "예상치 못하게 필승조도 미리 나가서 힘든 경기를 했다"며 "조상우가 2연투를 하게 됐는데, 오늘도 대기는 하고 있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장재영의 이닝 수나 투구 내용에 따라서 상황 변동이 있을 수 있다. 개수는 50구를 계획해 놨지만, 이닝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흐름을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될 수 있다면 조상우를 기용하지 않는다면 좋겠죠. 그런데 팀도 어려운 상황이니까 본인은 던지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래도 시즌은 길다.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가능한 안 나가는 게 좋지만, 상황을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날 경기에 장재영을 제일 먼저 등판시키겠다고 일찍이 예고해 뒀다. 장재영은 장차 키움 선발 투수로서 성장할 재목이라고 평가받지만, 홍 감독은 서둘러서 중책을 맡기는 것보다 구원 등판부터 단계적으로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그는 "과정 속에 있는 선수라서 결정이 선다고 해도 급하게 쓸 단계는 아닐 것 같다. 어디까니나 내일은 불펜 데이라서 순서상 미리 나오는 개념이지 그렇게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의 선발 투수로 육성하는 만큼 등판 순서상 선발 등판하게 되는 경험 자체는 분명 도움이 되리라고도 생각했다. 홍 감독은 "최근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줬으니 내일도 어떻게 보여 주느냐 따라서 사이클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단, 무리시킬 생각은 없고, 초반에 많이 흔들린다면 조기에 교체할 수도 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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