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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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 다시 돌아보는 #공유 애드리브 #박보검 집중력 #미술감독 센스 [엑's 이슈]

기사입력 2021.04.24 09:30 / 기사수정 2021.04.24 07:27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이 국내 영화 중 처음으로 극장 개봉과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TVING)으로 동시 공개돼 폭넓게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서복'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과 실험실 속에서 극비 프로젝트로 탄생한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여정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 곳곳에는 주위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소통한 이용주 감독의 섬세함이 녹아있다. 공유와 박보검은 20일 공개된 '서복'의 '5자로 말해요' 영상에서 '이용주 감독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달라'는 말에 각각 '얼리어답터', '초미세연출'이라는 센스 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다.

기헌과 서복의 여정 속 잔잔한 웃음과 뭉클한 감성을 전한 순간순간들은 감독과 배우, 스태프의 아이디어가 모여 완성될 수 있었다. '서복' 개봉을 앞두고 이용주 감독, 공유와 나눴던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히 묻고 들을 수 있었던 영화 속 작은 비하인드를 모았다.

▲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공유, 순간 떠오른 애드리브

서인 연구소의 책임 연구원이자 서복을 탄생시킨 인물인 임세은 박사(장영남 분)는 기헌과 대화를 하던 연구소 안에서 담배를 피운다. 임세은 박사가 무심히 뒤돌아나간 후, 기헌은 혼자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라고 읊조린다. 이용주 감독과 공유가 여러 차례 얘기했듯, 이 대사는 공유의 애드리브로 완성됐다.


공유는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웃는다고 관객들이 웃는 것은 아니더라. 서복이 먹을 컵라면에 스프를 털어 넣으며 '이래서 애한텐 아무거나 먹이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나온 애드리브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장에서는 많이 웃으셨는데, (언론)시사회 때는 많이 안 웃으시더라고요. 그 상황에서 그 말이 생각나서, 저는 진실하게 딱 말한 것이었거든요? 스태프들이 웃고 난리가 났어요. '아, 내가 애드리브로 뭐 하나를 건졌군' 굉장히 뿌듯했죠. 그런데 어제(언론시사회 당일) 영화를 보는데 아무도 안 웃으시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영화에는 안 나왔는데, 장영남 선배님이 제게 담배를 권하세요. 그러면 제가 '담배를 끊었습니다'라고 말하죠. 그 장면이 들어갔으면 웃음이 더 나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기헌이가 웃는 신들이 별로 없어가지고…(웃음)" (공유)

"제가 한없이 진지해지는 것을 못 견디는 것이 있어요. 틈이 있다면 이완적으로 웃을 수 있는 코드를 넣으려고 노력했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임세은 박사를 보며 공유 씨가 던지는 대사는 공유 씨 애드리브였는데, 정말 재밌어서 넣게 됐어요. 공유 씨도 그런 작업을 즐겼죠." (이용주 감독)


▲ 머리 깎인 서복 박보검, 촬영 초반에 쏟아야 했던 감정


후반부, 다시 실험실로 돌아온 서복은 이전의 이마를 덮은 헤어스타일이 아닌 밤톨머리를 연상케 하는 머리카락이 짧게 깎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특히 이 부분은 끝없이 자신의 운명을 고민하던 서복의 눈물부터 분노까지 반전 어린 얼굴을 볼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다양한 감정을 밀도 높게 쏟아내야 했기에, 박보검의 집중력과 에너지가 더욱 많이 필요했던 이 장면은 일정상 실제로는 초반에 촬영이 진행됐다.

"머리 깎은 장면을 사실 영화의 제일 마지막에 찍어야 되는데, 저희는 초반에 촬영했어요. 그래서 (촬영) 뒷부분 같은 경우는 가발의 도움을 좀 받았고요." (이용주 감독)

이용주 감독은 인터뷰에서도 "여러 번 얘기했지만, 박보검 씨가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대사 없이 눈빛으로 연기하는 것이 힘들고 에너지 소모도 굉장히 많은데, 예를 들어 보검 씨는 제가 OK를 해도 '한 번만 더 하면 안 될까요' 얘길 했죠. 굉장히 열심히, 집중력 있게 제가 원했던 서복의 눈빛을 충분히 잘 살려줘서 감사해요. 보검 씨의 감정 이해도가 높았어요"라고 진심 어린 칭찬을 전하기도 했다.

▲ 건강원 아저씨가 왜 옷가게에서 나와?…미술감독의 센스

기헌과의 동행으로 바깥세상을 처음 마주한 서복은 시장 속 인간들의 모습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건강원에서 소금을 맞고 펄떡대는 미꾸라지를 보던 서복의 겉모습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이들의 낯선 얼굴. 기헌은 서복의 손을 잡고 옷가게에 들어간다. 커튼을 걷고 나오는 옷가게의 주인은 방금 마주쳤던 건강원을 운영하는 부부. 찰나지만 전혀 예상할 수 없던 포인트였기에 반전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다.

"미술은 이하준 미술감독님에게 전적으로 의지했어요. 그리고 서복의 집이나 배, 이런 아이디어도 미술감독님과 같이 만들어냈죠. 원래 시나리오에는 그런 배가 아니었는데, 미술감독님과 얘기하면서 그렇게 완성될 수 있었어요. 기헌과 서복이 시장에서 건강원에 있다 옷가게로 갈 때, 알고 보니 같은 공간이었던 그 부분은 어떻게 보면 관객 분들을 미소 짓게 할 수 있는, 유머러스함을 넣은 부분이었죠. 이것도 미술감독님의 아이디어였어요. '여기서 공간을 이렇게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했었고, 미술적으로도 한 공간에 세팅을 하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니까요. 그래서 받아들였죠." (이용주 감독)

▲ 박보검이 어린 박보검을 보며 쏟은 눈물…성당 안 그 장면


눈썰미 좋은 이들이라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어린 아이의 사진을 보고 눈치 챘을 수 있다. 기헌과 성당을 찾은 서복은 유골함 앞에서 한 남자 아이의 사진을 보고 눈물을 쏟는다. 유골함 속 한경윤이라는 이름으로 놓여있는 아이의 얼굴은 실제 박보검의 어린 시절 사진을 가져와 사용했다.

"(박)보검 씨 어릴 적 사진을 가지고 만들었죠. 사진을 달라고 해서 그 중에 보니까, 보검 씨가 어릴 때는 젖살이 좀 통통한 편이었더라고요.(웃음) 이게 뭔가 보검 씨 같지 않은 느낌도 있고 해서…. 그 중에 가장 보검 씨 같은 사진을 골라서, 그렇게 준비했었습니다." (이용주 감독)

작은 부분까지 들여다 본 이용주 감독의 세세함이 눈에 띄는 것은 물론, 연기였지만 실제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쏟았던 배우의 감정 몰입 순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 ENM, 티빙(TVING)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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