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특별한 게 있는데 더 특별하게 던질 필요 없어".
SSG 랜더스 박종훈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곳에서 공을 뿌리는 잠수함 투수다. 유니크한 투구폼만으로도 희소 가치가 있는 투수, 그러나 지난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박종훈은 지난 25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3회를 버티지 못하고 4피안타 2탈삼진 3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볼넷만 7개를 기록하며 총 81구를 던졌다.
하지만 정규시즌을 앞둔 마지막 점검에서는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30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박종훈은 4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몸에 맞는 공 2개가 나왔지만 4이닝 동안 단 32구로 LG 타선을 묶었다. 한 타자 상대 5구를 넘지 않는 빠른 승부였다.
1회는 홍창기 중견수 뜬공, 김용의 1루수 땅볼, 이주형 3구 삼진으로 삼자범퇴 처리한 박종훈은 2회 2사 후 한석현에게 좌전안타와 도루, 신민재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으나 박재욱의 땅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3회도 구본혁 1루수 땅볼, 홍창기 우익수 뜬공, 김용의 투수 땅볼로 깔끔했고, 4회 1사 주자 2루에서 김주성과 한석현을 각각 땅볼,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경기후 박종훈은 "이제 곧 정규시즌 시작되기 때문에 내 것을 찾고 가다듬기보다 타자를 상대하는 것에 더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를 만들 기분이 좋다. 투심과 커브가 생각한대로 잘 들어간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이날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최근 김강민, 추신수 선배님이 해주신 조언이 힘이 됐다"고 전하며 "강민 선배님께서 '너답지 않다, 너답게 편하게 던져라' 말씀해 주셨고, 신수 선배님께서는 '특별한 게 있는데 더 특별하게 던지려고 할 필요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새로 왔고, 문승원은 수술 후 첫 시즌, 이건욱도 아직은 안정감이 더 필요한 선발진 상황에서 올 시즌 박종훈은 여러 가지 책임감을 짊어졌다. '믿는 구석'이 되어야 할 박종훈은 "이제 곧 정규시즌이니까 시즌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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