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정규리그 1위 GS칼텍스는 2위 흥국생명과 3위 IBK기업은행이 혈투를 치르고 와 만나면 좋겠다고 내심 바라고 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1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여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재작년에 박미희 감독께서 '서울, 김천 오가며 5세트씩 하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15세트 하고 올라 갔잖나. 올해는 인천, 김천 오가며 14세트 정도만 하고 올라 와 주시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올해는 거리가 가까워 크게 의미 없다"며 웃더니 "플레이오프에서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간절함이 더 큰 팀에게 승산이 있지 않을까. 2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받아쳤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나 또한 빨리 끝나는 게 좋겠다. 우리도 정신력이 필요할 것 같고, 잘 버텨 왔듯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작년 10월 컵 대회 우승 팀으로서 1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제는 여자배구 최초 3관왕에 도전하게 됐다. 차 감독은 "트레블을 달성하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이라며 "준비한 걸 얼마나 보여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소영은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이 올라오든 우리 만의 색깔을 찾고 최선을 다하겠다. 어떻게 준비하느냐 따라 다르지 않겠나. 잘 준비해서 좋은 성과 얻고 최초 트레블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GS칼텍스에 도전하는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두 감독 모두 3전 2선승제를 빠르게 마치고 GS칼텍스에 도전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일단 서로를 먼저 꺾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박 감독은 "표승주 선수를 견제하고 있다.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견제하고 있는데 김미연 선수 역시 경계대상"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데이에서는 감독만 아니라 대표 선수가 두 명씩 참가했는데,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라서 입담 대결 역시 흥미를 끌었다. 김연경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김수지에게 '선전포고를 해 달라'는 요청에 "워낙 서로를 잘 알다 보니 선전포고라고 할 게 있겠느냐"며 멋쩍어했다. 김수지는 "최선을 다할 텐데 흥국생명을 빨리 쉬게 해 주면 좋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이재영, 이다영 이탈에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데 적지 않게 힘들여 왔는데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김미연이 키 플레이어가 돼 주리라 믿는다. 김연경은 "김미연이 더 잘하리라 믿는다. 올 시즌 어려웠지만 김미연이 자기 자리에서 잘해 줘 더 믿고 있다. 지금보다 더 잘해 줘야 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잘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미연은 "키플레이어로 꼽혀서 좋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 오고 있는 것처럼 묵묵히 하겠다. 연경 언니를 많이 믿고 있다.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선수로서는 봄 배구가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다. 이소영은 "성적이 좋으면 뭐든 떨어지지 않을까. 일단 구단에서 잘해 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올 시즌에 내가 연습한 만큼 많이 못 보여드려서 구단과 감독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겠다"며 멋쩍어했다. 1년 계약이 끝나가는 김연경은 "앞으로 어디서 뛸는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기회가 찾아 온 만큼 잡고 싶다"며 "우리로서는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다. 다시 잘 준비해서 최선 다하겠다.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세 팀 감독은 미디어데이 단골 질문 '우승 공약' 역시 재미있게 답했다. 김 감독은 "김희진과 BTS 안무를 출까 했는데 옆에서 거들겠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물어 봐 달라"며 결정권을 넘겼는데, 김미연은 "공약보다 우승하면 그 흥에 맞게 즉흥적으로 해야 맞지 않을까. 그래야 보는 사람도 기쁠 것 같다"고 답했다. 차 감독은 "훌라후프를 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시원하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청담동,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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