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03 17:07 / 기사수정 2007.05.03 17:07
[엑스포츠뉴스= 황교희 기자] 3일(한국시간) 새벽 이탈리아 산 시로 경기장에서 열린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홈 팀 AC밀란(이하 밀란)이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밀란은 1승 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종합득실에서 5-3으로 앞서 아테네로 향하는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장대비에 맨유의 꿈이 쓸려가다
경기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물방울은 결국 장대비로 바뀌었다. 원정길로 체력적인 문제를 더 안고 있었던 맨유의 발목을 잡은 '숨은 악재'였다. 비가 내리는 산 시로 잔디에서 한번이라도 더 구른 경험이 밀란에게는 모르긴 몰라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결국, 이 승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선제골은 밀란이 가져갔다. 밀란은 전반 11분 시도로프의 패스를 받은 카카가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첫 포문을 열며 기선을 제압했다.
선취 골은 내준 맨유는 바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미끌거리는 잔디 위에서 C.호날두와 루니의 폭발적인 드리블은 위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많은 득점이 그들의 빠른 발과 정확한 슈팅 능력에서 가져왔지만, 이 날은 그러질 못했다. 맨유는 주장 말디니가 빠진 가운데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가투소에게 번번이 차단당하고 말았다.
결국, 전반 30분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거센 비는 맨유 수비수 비디치의 실수를 가져오게 했고, 밀란은 이것을 놓치지 않고 시도로프의 추가골로 이어졌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전반에만 2골을 헌납한 맨유가 3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경기력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 1차전에서 역전패(2-3)를 당했던 밀란의 슬픔이 빗물과 함께 경기장 밖으로 흘러나가는 순간이었다.
후반 들어 밀란과 함께 협공에 나섰던 장대비는 멈췄지만 경기장의 잔디는 이미 흠뻑 물을 마신 뒤였다. 종료 12분 전 질라르디노는 팀의 세 번째 골을 작렬하며 아테네 행 비행기 티켓에 소속 팀의 이름을 올리게 했다.
이날 경기에서 패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체력적인 조건에 있어서 밀란이 우리보다 앞서 있었다. 그 부분이 큰 차이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해, 비속의 혈투의 패배를 체력적인 부담에서 찾았다.
반면 밀란의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가진 인터뷰에서 "전반전에서 펼쳤던 우리의 플레이는 모든 감독들의 바람"이라며 전반전에 터진 2골이 승부를 결정 짓는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밀란은 지난 2004-2005 챔피언스리그 결승 상대였던 리버풀과 2년 만에 재회하게 '복수의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맨유는 지난 57-58 챔피언스리그에서 밀란과 첫 격돌한 이후, 이탈리아 산 시로 경기장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며 패한 징크스를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장대비'란 복병을 만난 맨유는 '트레블' 꿈까지 날려버리며 아쉬움 속에 자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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