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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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이효리 [아이돌 백과사전④]

기사입력 2021.02.27 10:00 / 기사수정 2021.02.26 15:23

김미지 기자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의 노래로 유년기를 추억하고, 신화와 god로 10대의 플레이리스트를 꽉 채우고, 동방신기와 SS501·슈퍼주니어·소녀시대와 함께 나이를 먹고, 아이유의 감성에 베개를 숱하게 적시고, 엑소와 방탄소년단, 세븐틴의 세계적 무대에 감격하며 살아온 'K팝' 고인물 2n년차 기자가 세븐틴 K팝학 부승관 교수를 따라잡기 위해 쓰는 '아이돌 백과사전'.<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슈퍼스타'라는 수식어로도 모자라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이름 그 자체로 거대한 아우라와 이미지를 내뿜는 1세대 아이돌이 있습니다. K팝 아이돌의 시작으로 분류되며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올타임 레전드'로, 활약하고 있는 가수이자 방송인 이효리입니다.

이효리의 데뷔 스토리는 과거 다양한 방송에서 공개된 바 있습니다. 그룹 H.O.T.를 좋아해서 숙소 앞에서 기다리다 SM엔터테인먼트에 캐스팅 된 이후, 다양한 기획사를 거쳐 결국 DSP엔터테인먼트에서 핑클로 데뷔하게 된 스토리죠.

H.O.T. 일부 멤버들조차도 이효리가 당시 숙소 앞에서 진 치던 팬들 중 예쁜 미모로 시선을 사로잡았었다고 여러차례 밝힐 정도로, 이효리는 태생부터 시선을 끄는 사람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는 다소 이국적인 미모와 털털한 성격 등으로 남, 녀 할 것 없이 팬들을 양산했습니다. 아련함과 러블리함을 강조했던 초기 활동 이후 'NOW' 활동 때는 정장을 입고 카리스마 넘치게 안무를 하는 모습으로 팬을 쓸어모았죠.


2000년대에 들어서자, 핑클 뿐 아니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며 그야말로 '대세'에 등극하게 됩니다. 특히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1에서 신동엽과의, 시즌2에서 유재석과의 MC 케미스트리는 아직까지도 자료화면으로 회자될 정도의 예능감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사이다' 캐릭터에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하고 싶은 것도 다 하면서', '사랑까지 받는', 희귀한 캐릭터였습니다. 당시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등 국민 MC들도 이효리의 직설적 발언에 맥을 못 추면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모습들도 다수 등장했죠.


그리고 2003년. 예능인으로서도 영향력을 높여가던 이효리는 대망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면서 진정한 '이효리 시대'의 서막을 올립니다.

2003년을 살았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전주만 들어도 '흠칫' 하게 되는 '텐미닛'(10 Minutes)은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뒤집어놨던' 곡입니다. 핑클 이효리가 아닌 솔로로 무대에 선 이효리는 첫 앨범으로 무려 SBS, KBS를 비롯해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KMTV 코리안 뮤직 어워드, 제14회 서울가요대상까지 그해 대상을 '싹쓸이' 하게 됩니다.


보이그룹이 초강세였던 연말시상식에서 걸그룹 출신 여자가수로는 최초로 대상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죠. 이 유일무이했던 기록은 지난 2019년 그룹 소녀시대 태연이 솔로로 대상을 타기 전까지, 이효리만 갖고 있던 타이틀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효리 신드롬'은 음악 뿐 아니라 방송, 광고, 패션계를 넘나들며 대한민국을 장악하다시피 했습니다. 이 당시 이효리가 신문 1면에 등장하면 매출이 10% 상승해 일부 매체에서 이효리 전담반을 만든 것은 물론, 무려 신문 1면에 891번 등장해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었을 정도입니다.

2008년에는 3집 'It's Hyorish'를 발매하며 상큼 발랄한 곡에 이효리만의 색채를 강하게 깐 'U-Go-Girl'로 또 한번 화제를 만들게 됩니다.


2008년에는 '올림픽'과 '이효리'만 기억에 남을 정도로, '유고걸'은 당시 대한민국 수많은 길거리, 수영장, 코트에서 재생되며 대히트곡으로 남게 됐습니다. 당시 이효리의 'OK 춤'에 도전하는 수많은 10대, 20대 여성들을 양산할 정도의 '신드롬'이었습니다.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쌓아나가던 2000년대 말, 이효리는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 소박하고 털털한 매력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또 유재석과의 '남매' 케미스트리로 여가수 최초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기적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효리는 가요대상과 연예대상을 모두 수상한 유일한 솔로가수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됩니다. 지난해 김종국이 SBS '연예대상'을 수상하면서 유일무이 타이틀이 깨지긴 했지만, 무려 11년간 유지한 단독 타이틀이라는 것 역시 어마어마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자신이 속한 두 곳의 영역에서 모두 '최정상'에 선 이효리는 정규 4집으로 2010년대의 시작을 엽니다.


'치티치티뱅뱅'(Chitty Chitty Bang Bang)으로 또 다시 신드롬을 만들며 각종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트로피를 휩쓸던 이효리는 4집 수록곡들의 표절 논란에 활동을 중단해야했습니다.

당시 신인 작곡가들의 곡을 받아 '스타'로 만들어주는 것으로 유명했던 이효리인데, 이 과정에서 무명 작곡가였던 바누스가 수록곡들을 무더기로 표절해서 제공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죠. 이후 해당 작곡가는 의도적으로 표절곡을 창작곡으로 속이고 이효리의 앨범에 수록한 것이 범죄사실로 드러나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자신이 작곡한 곡들이 아니었고, 타이틀곡 '치티치티뱅뱅' 역시 표절곡이 아니었으나 이효리는 가수로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원작자와 접촉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건과는 별개로, '치티치티뱅뱅'은 당시 신인 작곡가였던 라이언 전의 곡이었는데, 라이언 전은 이 곡으로 '스타' 작곡가로서의 길을 활짝 열게 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한동안 힘들어했던 이효리는 2013년 발매된 다음 앨범 5집에서는 자신이 작사, 작곡하고 현 남편이자 당시 남자친구 이상순이 편곡한 '미스코리아'를 선공개하면서 또 다시 히트를 만들어냈으며, 타이틀곡 'Bad Girls' 작사에도 참여하며 앨범 참여도를 높인 것은 물론 음악방송 1위 타이틀을 거머쥐며 다시 가수로 우뚝 섰습니다.

해당 앨범 발매 이후 이효리는 이상순과 결혼해 제주도에 정착하는 등 방송, 음악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근황이 조금이라도 알려지면 기사가 수십개가 도배될 정도로 그야말로 '슈퍼스타'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졌습니다. 특히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서 서울 생활을 그리워하며 "오빠 나 서울 가고 싶어!"라고 울부짖는 모습은 아직까지도 '웃음 코드'로 화제될 정도로 큰 화제를 낫기도 했습니다.


결혼 후 오랫동안 '스페셜 게스트'로만 얼굴을 비췄던 이효리는 2017년 JTBC '효리네 민박'으로 다시 한번 방송 전면에 나오게 됩니다. 당시 따뜻한 힐링 감성이 가득했던 '효리네 민박'은 남편 이상순, 아르바이트생 아이유와 함께 숱한 화제를 만들어냈으며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10%에 달하는 등 여전한 '효리 파워'를 선사했습니다. 이듬해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했던 '효리네 민박' 시즌2 역시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죠. 출연진들과 소탈하게 고민을 나누고, 후배들과 연예인의 삶에 대한 진중한 대화를 나눈 이효리의 모습은 방영 당시 많은 이들에 힐링을 선사했습니다.


2019년에는 JTBC '캠핑클럽'에서 무려 핑클의 재결합 예능을 이뤄냈습니다. '무한도전'도 해내지 못한 핑클의 재결합으로 큰 화제를 모았었는데, 당시 이효리는 세 동생들과 활동 당시 삐걱거렸던 에피소드들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세 동생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입장도 함께 드러내는 무척이나 '이효리 다운'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오랜시간 불화설이 돌기도 했던 핑클이지만, '캠핑클럽'을 통해 많은 이들이 오해를 풀게 하기도 하고, 새로운 유입 팬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대망의 2020년에는, 이효리의 '부캐'가 또 한번 신드롬을 낳습니다.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구사하는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에서 비와 함께 3인조 혼성그룹 싹쓰리를 결성해 음원차트를 장악하기도 하고, 엄정화, 제시, 화사와 함께 걸그룹 환불원정대를 만들어 수개월간 음악팬들에게 행복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싹쓰리와 환불원정대 모두 음원차트 1위를 발매와 동시에 차지했으며, 싹쓰리로는 음악방송 1위 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며 무려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 모두 1위를 차지한 유일한 가수로 남게 됐습니다.


환불원정대 이후로는 업로드만 되면 화제를 모았던 SNS도 접고 제주살이에 치중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SNS 계정을 폐쇄하기 전, 십수년 전 숙소를 찾아온 팬들과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며 또 다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당시 사진에 함께했던 '성덕' 임효빈 작곡가와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이효리에 대해 "누나는 지금처럼 그때도 아름다웠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외모는 말 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누나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당당함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기억에 크게 남았습니다.

이효리의 캐릭터는 등장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습니다.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 쿨하게 인정하고 '나' 자신을 밖으로 표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것은 이효리라는 사람 자체에 '진정성'과 '가식이 없다'는 이미지를 부여해주는 것이죠. 그렇기에 이효리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가장 잘 나가던 2000년대 초반,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이효리는 팬들의 '효리 스타일' 노래에 망설임 없이 길거리에서 기쁘게 어깨춤을 추는, 털털한 이미지 그대로를 보여줘 크게 놀란 적이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환하게 웃으며 팬들에게 화답하던 이효리의 표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까지 무려 4세대에 걸쳐 '톱'의 위치에 있는 이효리는 앞으로 남은 수십년에도 왠지 '천하무적 이효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MBC kpop, MBC, KBS 2TV, SBS, 앨범 커버, JTBC, 이효리 인스타그램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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