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전 농구선수 하승진이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하승진은 지난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하승진'에 '운동선수로 살면서 얻은것과 잃은것 | 그동안 말하지 못한 어머니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하승진은 "과연 운동선수들은 어떤 삶을 살까? 제가 운동을 하면서 어떤 걸 얻게 됐고 어떤 걸 잃었는지 들려드리려고 한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승진은 "제가 운동을 하면서 얻은 것 중에 하나는 돈"이라며 "일반적인 직장인 생활하시는 분들보다는 넉넉하게 살 수 있는 돈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액면가로 제일 많이 받았던 건 미국에서 2년 뛰고 방출됐지만 계약은 3년이어서 3년차 연봉을 받았었다. 70만불이 넘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화로 7억 7~8천 정도다. 절반이 세금으로 나가고 에이전트비로 나가고 어영부영 쓰다 보니까 그 돈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하승진은 "KBL에서 많이 받았을 때가 5억 정도인 것 같다"며 "어릴 때는 클럽 가서 양주 비싼 거 딱 시키고. 다음날 영수증 보면 머리 쥐어짜고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돈에 이어 얻은 것은 사회적 인지도, 인기 등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없던 적이 없다. 제가 일반인으로 살았다면 인기가 있었을까?"라며 "학창시절에 누가 봐도 인기가 없었을 것 같지만 핵인싸였다"라고 말했다.
또 하승진은 명예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선수를 했을 때 국가대표, 이것만큼 명예로운 게 있을 수 있나 싶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대표하는 게 정말 명예로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눈치, 단체생활 팁, 스트레스, 근성 등을 얻었다고 말하던 하승진은 '잃은 것'에 대해서는 자유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선수할 때만 해도 선수들은 무조건 합숙을 해야 했다. 자유로움에 대한 박탈감이 굉장히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창시절의 추억이다. 어린 친구들을 만날 순간이 있으면 이 얘기를 꼭 한다. 저는 찬란했던 10대 시절이 없다. 농구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서 동창도 없고 놀러다닌 기억도 없다"며 "이제는 지도자들이 그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진짜 슬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하승진은 조심스레 어머니를 언급했다. 그는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았다. 누나도 운동을 하고 저도 운동을 하고 아버지도 직장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집에는 엄마 혼자 있었다. 항상 집에 혼자 있으니까 우울증에 걸리셨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많이 힘들어하셨다"면서 "제가 가족을 잃었다고 표현을 하는 게 그때 우울증이 왔다가 치매가 걸리셨다. 코로나19 때문에 면회가 안 돼서 못 뵌지 좀 됐는데, 지금은 이제 저를 못 알아보신다. 운동선수를 하면서 엄마를 잃은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하승진은 "누나랑 제가 가끔 이야기하는데, 저희 어머니가 치매 걸리신 거에 대해 굉장히 죄책감이 있고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영상 말미 하승진은 "제가 마냥 즐겁게 사는 줄 아셨죠? 이렇게 누구나 안고 사는 고민 하나쯤 있는 거다"라며 "오늘 운동선수로 살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살펴봤는데,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결론 내리고 싶다"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jupiter@xportsnews.com / 사진=하승진 유튜브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