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한국 축구의 아시안 게임 도전기는 다시 한 번 물거품이 되었다.
한국은 종료직전 알 라브리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준결승전에서 아랍 에미리트(이하 UAE)에게 패배, 3,4위전으로 향하게 됐다.
공격진의 무게 차와 개인 실력의 차이로 인해 한국의 승리가 예상되었던 경기였다.
UAE는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3골을 득점하였으며, 최근 잉글랜드 포츠머스에서 이적제의가 온 에이스 알제나이비 아메드 칼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박주영이 선발출장했다.
하지만, UAE는 부족한 공격력 대신 견고한 수비력으로 한국을 상대했다. 중앙 수비진은 항시 박주영을 견제하여, 경기가 진행될수록 골을 넣어주어야 할 박주영이 측면으로 자주 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조영철과 김정우의 중앙은 경기 내내 UAE의 강한 압박에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이후 연결되는 역습에 고전했다.
김보경, 구자철, 홍철의 공격라인은 보름간 6경기라는 힘든 일정 속에서도 활발히 움직이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UAE 수비진의 강한 수비와 주장인 후사니 골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은 번번이 실패하며 정신적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UAE는 수비적인 가운데에도 역습을 날카로이 진행했다. 빠른 역습으로 한국의 포백을 공략하였고, 2선에서 침투하는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2선 슈팅을 노렸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공격적이었던 한국 선수들은 역습으로 인해 지칠 수밖에 없었다.
승부차기를 의식한 홍명보 감독은 남은 한 장의 교체 카드를 승부차기를 위해 준비한 이범영 골키퍼의 투입으로 썼으나, 120분을 뛴 한국의 선수들은 이미 지친 상황이었고, 결국 집중력 부족으로 추가 시간에 알 라브리를 놓치며 결승골을 허용, 패배하고 말았다.
지친 필드 플레이어를 교체하지 않는 대신, 승부차기를 준비한 골키퍼를 투입하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또한, 미드필더로 다섯 명을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 UAE의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측면 공격의 단조로움은 홍명보 감독에 대한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한편, AS 모나코의 차출 거부에도 불구하고 아시안 게임에 출전했던 박주영은 금메달 획득 실패로 군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또한, 혹사에 가까운 아시안 게임 출장으로 인해 소속 구단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틀 후인 25일에 이란과 3,4위전을 갖는다.
[사진= 박주영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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