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이동국이 2002년 월드컵 엔트리에서 떨어지고 가장 많은 술을 먹었다고 밝혔다.
1일 방송된 TV조선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지난해 은퇴한 축구선수 이동국이 게스트로 출연, 경북 포항의 밥상을 함께했다.
이날 허영만과 이동국은 포항 죽도시장을 찾았다. 이동국은 "어릴 때는 다리 아파서 시장 오는 게 싫었는데 지금은 볼게 정말 많다"고 즐거워했다. 울산, 포항 등지에서만 볼 수 있는 고래고기도 만났다. 이동국은 사장님이 7,8m되는고래 고기가 1억 4천만 원이라고 하자 "제 2의 인생은 고래를 잡으러 배를 타야 하나"라고 말하며 놀라워했다.
허영만과 이동국이 찾은 음식은 죽도시장에서 유명한 5500원 백반집이었다. 오전 8시에 밥집을 찾은 이동국은 "은퇴하고 이른 시간에 일어나 본 게 처음이다. 이렇게 아침밥 챙겨 먹는 것도 은퇴 이후에 처음인 것 같다. 요즘에는 9~10시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축구 선수에서 은퇴한 이동국은 "이제 백수가 돼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에만 계속 있으면 눈치 보여서 쓰레기라도 버리러 나갈까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에 허영만이 "부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세 끼를 다 챙겨 먹는 '삼식이'라고 하자 이동국은 "그래서 두 끼만 먹으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허영만은 지난해 '2020 MBC 연예대상'에서 쌍둥이 큰 딸 재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언급하며 "(이동국과) 각도 하나 비뚤어짐 없이 (똑같이) 생겼더라"고 말했다. '누구를 닮았냐'는 질문에 이동국은 "저는 안 닮은 것 같다. 예쁜 것 보니까"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다음 음식은 포항식 고추장 물회였다. 초장 대신 고추장을 넣고, 물이 들어가지 색다른 물회가 독특했다. 가게 주인은 회뿐만 아니라 배까지 물을 빼냈다. 이어 포항에서 유명한 실내포차에서 주물럭과 석쇠구이를 맛봤다.
주량을 묻는 질문에는 "먹으면 잘 먹는다"고 답했다. 이동국은 "(은퇴했으니) 이제는 밤새도록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술을 가장 많이 먹었을 때에는 2002년 월드컵 엔트리에서 떨어진 후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힘들어서 방황할 때 2주 연속으로 취해 있있다. 당연히 내가 그 자리에 있을 거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다가 탈락되니까 못 받아들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창피한 순간이다. 그때는 (술이) 내가 할 수 있는 반항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직 은퇴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이동국은 "아직까지 선수같다. 내년에도 다시 운동장에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허영만이 준비한 은퇴식 당시의 모습에는 부끄러워했다. 이동국은 "왜 저렇게 울었지 싶다. 내가 생각했던 은퇴와 달랐다. 저는 최선을 다했으니까 웃으면서 떠나고 싶었다. 안 울려고 했는데 아버지, 부모님 단어가 나오면서 눈물이 고이고 말이 안 나왔다. 손수건으로 눈을 닦는 순간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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