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4.09 03:22 / 기사수정 2007.04.09 03:22
[엑스포츠뉴스=상암, 박형진] 한 경기 4실점, 대표팀 주전골키퍼를 역임한 이운재에게는 너무나 처참한 기록이었다. 특히 박주영의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골리’ 이운재의 자존심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서울과의 컵대회에서 4실점을 기록한 이운재는 이후 박호진 골키퍼에서 주전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보름 만에 다시 찾아온 상암에서 이운재는 다시 골키퍼 장갑을 찼다. 이운재를 대신해 나온 박호진 골키퍼가 성남전에 이어 광주전에서도 어이없는 실수로 팀의 연패를 초래한 것. 박호진이 심리적 부담으로 팀에 제때 합류하지 못하면서 후보명단에도 들지 못한 가운데, 이운재는 자신이 4점을 실점한 경기장에서 ‘악몽’의 서울과 다시 만났다.
하지만, 이운재는 그 때의 악몽을 통해 한층 성숙한 모습이었다. 보름간 열린 두 경기에서 벤치를 지킨 이운재는 골문을 지키며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반 중반 이후 서울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많은 찬스를 허용하였으나, 이운재는 수비를 잘 이끌며 안정적으로 서울의 공세를 잘 막아내었다.
이운재의 선방 속에 울분을 삼켜야 했던 것은 박주영이었다. 3월 22일 컵대회에서의 맞대결이 이운재에게 악몽이었다면, 박주영에게는 2년차 징크스를 깨고 재도약할 수 있는 꿈같은 기회였다.
하지만, 박주영에게 수원과의 두 번째 대결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박주영은 정조국과 투톱으로 나서며 중앙에서 찬스를 기다렸으나 여의치 않았으며, 전반 후반 이후 왼쪽 윙포워드 역할을 하며 수원의 수비 압박을 피해보고자 했으나 번번이 이정수와 마토, 송종국과 양상민의 수원 포백에 막히고 말았다. 몇 번 안 되는 찬스도 이운재 골키퍼의 안정적인 방어에 무산되면서 결국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이운재는 박주영에게 진 빚을 갚은 동시에 팀을 연패의 사슬에서 구해냈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골폭풍을 이어갈 듯했던 박주영의 고공행진은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아직 양 팀은 리그에서의 한 차례 대결을 남겨두고 있으며, 컵 대회나 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축구팬들에게 최고의 관심거리가 된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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