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4.08 11:47 / 기사수정 2007.04.08 11:47
[엑스포츠뉴스 = 반욱 기자] 울산 모비스가 대구 오리온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년째 한국 프로농구의 `최고` 외국인 선수로 손꼽히는 크리스 윌리엄스가 있었다.
경기 시작 전, 보름 만에 코트에 모습을 보인 윌리엄스는 깜짝 변신을 준비하고 나왔다. 다름아닌 짧게 자른 그의 헤어스타일이 그것이었다.
2년 동안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그의 짧아진 헤어스타일에서 지난 해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에서 4연패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한`을 풀기 위한 그의 마음가짐이 어느정도 인지를 단번에 엿 볼 수 있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윌리엄스는 맹활약으로 팀의 공수를 이끌며 울산 홈 팬들에게 귀중한 1승을 선물했다. 30여분 동안 코트를 누빈 그의 기록은 30점(3점슛 2개 포함) 6어시스트 8리바운드 5가로채기. 기록만 놓고 봐도 그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다. 더불어 다시 한번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말 그대로 윌리엄스의 `진정한 가치`가 제대로 드러났던 경기였다.
그렇다면 윌리엄스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일까?
유연한 몸놀림과 스탭에 이은 골 밑에서의 득점 성공은 이제 누구나가 다 아는 그의 `전매특허`로 자리잡았고, 양동근과의 2대2 픽엔롤 플레이는 국내 프로농구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영리한 두뇌로 많은 파울을 이끌어내고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경기 당 2개 이상의 가로채기를 해낸다. 리바운드 가담과 속공 참여도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매사에 성실하고 열심이다.
또한 쉽사리 흥분하지 않는 그의 장점은 타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 모범적인 선수로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시즌 내내 윌리엄스가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고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이나, 거친 파울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이렇듯 많은 장점들이 윌리엄스를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게 한 요인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그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자신을 제외한 4명의 팀 원들과 함께 농구를 할 줄 안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그의 기록을 살펴 보면 평균22.9점 5.6어시스트 8.2리바운드로 팀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그의 플레이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첫 국내 무대였던 지난 05-06`시즌 에 평균 25.4점 7.2어시스트 9.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개인능력과 팀플레이 능력을 동시에 갖춘 최고의 선수라는 찬사 속에 KBL 무대 2년 차에 접어든 이번 시즌에서도 그의 가치는 변함이 없다.
올 시즌 윌리엄스는 최고의 외국인 선수 자리를 놓고 오리온스의 피트 마이클과 경합을 벌였다. 결국 시즌 내내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인 마이클에게 `외국인 선수 상`을 내주고 말았지만, `최고`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한 선수는 여전히 윌리엄스쪽에 가깝다는 사실은 플레이오프 1차전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팀 플레이와 조화 되지 못한 개인 능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준 한판이었다.
모 스포츠 브랜드 광고에서 NBA선수인 케빈가넷이 얘기 하듯, 농구는 5명이 함께 하는 것이다. 윌리엄스를 필두로 한 울산 모비스의 선수들 모두, 이러한 `게임의 진리`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 결국엔 시즌 내내 승승장구할 수 있던 원동력이 된 것은 아닐까?
`왕좌`의 자리를 넘보는 울산 모비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는 크리스 윌리엄스. 그가 가진 `진정한 가치`가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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