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출루만 했는데도 성가셨다. 기습 번트 안타여서 더 그랬다. 김영규는 1루 주자 정수빈이 뛸 것만 같았다. 견제하려 했다. 그러나 1루수가 팔 뻗어 잡으려 했는데도 공이 크게 벗어났다.
실수는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2루에 가 있는 정수빈은 1사 뒤 김재환 땅볼 때 추가 진루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땅볼 때 유격수 노진혁이 포구하지 못하는 사이 득점했다. 정수빈이 흔드니 올 시즌 타구 처리율 1위(91.30%) 내야 전체가 흔들렸고 NC는 홀린 듯 실점했다. 이 점수는 컸다. NC는 이때 동점을 허용하고 리드를 되찾지 못했다.
"단기전에서 상대 투수, 내야 모두 흔드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정수빈은 포스트시즌에 앞서 이같이 이야기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고 '가을 영웅'이라고 불릴 만큼 플레이 하나가 민감할 수 있는 단기전에서 과감하게 휘젓고 다녔던 경험이 비롯됐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3루타, 기습 번트 안타, 도루 등 결과가 대변해 줄 듯하다.
1차전 전 "실수를 유발시킨다면 첫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봤던 까닭 또한 같았다. 심지어 그 실수는 결정적 장면에서 터질 때가 잦다. 정수빈은 "다른 선수가 못할 때 내가 분위기를 가져 오는 임팩트 있는 플레이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기지는 그를 두 번이나 동점 주자로서 뛰게 했다.
두산에는 정수빈만 아니라 상대에게 '변수'가 될 선수가 여럿 있었다. 3차전에서는 정수빈이 종횡무진 휘젓고 다녀 유독 두드러졌으나 4번 타자 김재환이 기습 번트를 대거나 경기 후반 1점이 더 필요할 때 타자, 주자가 서로 소통해 기습적으로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시도했다. 상대를 당황하게 해 무너뜨리려 했던 기습 전술은 두산이 시리즈 전적 1패 뒤 2승하는 데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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