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처음 트레이드돼 왔을 때요? 1군에서 뛸 줄도 몰랐는데…."
이승진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김태형 감독이 쥐고 있는 핵심 패다. 앞서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직전 "이승진이 승리 카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매 시리즈 출장해 두산이 버틸 수 있게 도왔다. 총 6경기에서 3홀드했고 2경기 제외 모두 무실점했다.
2년 전 SK 시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었으나 경기 출장이 없어 '반지 도둑'이라고 오명받던 때와 다르다. 이승진은 "그때 불펜 문지기가 내 역할이었다"며 멋쩍어하더니 "그래도 지금은 중요할 때 나가니 뿌듯하면서도 실점하면 질 수도 있는 상황에 등판하게 되니까 진중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진은 이번 시즌 두산에 트레이드돼 오고 나서 선발, 불펜을 거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 감독이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고 할 정도였다. 이승진은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웃더니 "내게는 기적 같다. 방금도 인터뷰하러 오는데 배영수 코치님께서 '많이 컸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트레이드돼 올 때만 해도 포스트시즌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이승진은 "처음 두산에 트레이드돼 왔을 때는 1군에서 뛸 줄도 몰랐다"며 "점점 등판 상황이 달라지고 접전에 나가게 되면서 우리 팀도 3, 4위 정도 하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조금씩 '가을야구에서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전, 특히 고척에서 적응하는 데 또한 노하우가 생겼다고 했다. 이승진은 "고척 불펜은 지하에 있다 보니 등판 지시를 받으면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 계단이 길다. 시즌 때 급하게 뛰어 올라와 봤더니 마운드에서 숨이 너무 차더라"며 "이제는 뛰는 것보다 여유 있게 올라오려 한다. 그러다 보니 괜찮더라. 이곳에서 시즌 때 제구보다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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