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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다크호스' 등장…"무조건 전력 투구"

기사입력 2020.11.14 17:45 / 기사수정 2020.11.14 13:37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민규도 잘해 줄 거예요. 오늘 보니 얼굴이 약간 상기됐던데…."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0일 고척 KT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이기고 이같이 말했다. 선발 투수 뒤 바로 붙여 나오는 김민규가 1이닝 무실점 홀드하는 과정에서 변화구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그런데도 "잘할 것"이라고 믿어 왔다. 김 감독에게 김민규는 두산이 선발 투수가 휘청이거나 위기일 때 구하러 나오는 1순위다.

김민규는 올 정규시즌부터 신뢰를 꾸준하게 심어 왔다. 8월 2일 NC와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세이브부터 8월 22일 SK와 경기에서 데뷔 첫 선발승 또한 자양분이 됐다. 게다가 보직 가리고 않고 두산이 무너지지 않게 버텨 줬다. 10월 8경기(선발 1경기)에서는 17⅓이닝 평균자책점 2.08 기록해 김 감독이 믿고 기용할 근거가 있게 했다. 김 감독은 "지금 민규 공이 가장 좋으니까"라고 자주 말했다. 힘 있게 꽂는 패기가 좋다고 봤다.

호조는 포스트시즌까지 계속됐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2경기 뛸 뿐이었는데도 기록이 쌓였다. 홀드만 아니라 구원승까지 거뒀다. 13일 고척 KT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사실상 선발 투수에 가까웠다. 유희관이 금방 내려가 1회 초 1사 2, 3루에서 김민규가 급하게 투입됐고, 최종 4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데일리 MVP 역시 김민규 차지였다.

경기가 끝나고 김민규는 "저번 등판이 첫 포스트시즌이라서 너무 긴장했다. 다리가 없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 집중이 잘 됐다. 사실 컨디션은 보통이었는데 집중이 잘 되다 보니 제구가 괜찮았다"며 "짧게 준비하고 올라가기는 했다. 그래도 어제부터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준비해 와서 몸이 빨리 풀렸다"고 말했다.

'인생 경기'는 다시 한번 갱신됐다. 김민규는 "첫 세이브할 때가 지금까지 경기 중 제일 좋았다. 그런데 오늘 바뀌었다"며 웃었다. 김민규는 또 "올 시즌 선발 투수로서 길게 던질 때 내 공 중 어느 공이 좋고 보완이 필요할지 알 수 있었다. 그때 경험이 도움이 됐고, 오늘 자신 있게만 던지면 못 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박)세혁이 형 미트만 보고 던졌다.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상황이든 매 타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전력으로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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