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에 새롭게 부임한 김원형 감독이 앞으로의 청사진을 그렸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 6일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5000만원에 계약하며 SK의 제 8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SK 창단 멤버로 2007년부터 주장을 맡았고, 팀의 창단 첫 우승과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끈 김원형 감독은 은퇴 후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를 거쳐 4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다음은 김원형 감독과의 일문일답.
-짧지만 훈련을 지휘한 느낌은.
▲운동장은 못 나가고 있고, 선수들 운동 방해 안 되는 선에서 전체적으로 개별 면담을 하면서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고 있다. 어려워 하는 선수도 있고, 코치 때와 똑같이 편하게 생각하는 선수도 있다. 내일 불펜부터 하는데 나가서 볼 생각이다.
-4년 전과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가.
▲상견례 자체에 설레는 마음도 있었고, 좋은 기분으로 왔다. 선수들도 많이 바뀌어 내가 적응할까 했는데, 막상 보니 벌써 적응한 기분이다.
-밖에서 본 SK라는 팀은.
▲사실 SK는 작년도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올 시즌 안 좋은 것만 본다면 많은 부분이 안 좋은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18년 우승했고, 19년 2등 했지만 강팀이었다. 올 시즌 주축 투수가 빠진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외인 등 해줘야할 부분들이 안 되다보니 안 좋게 끝났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컸다. 그래도 좋았던 모습들이 많으니까 감독 결정이 됐을 때 희망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가장 필요한 부분은.
▲얼마 안 됐지만 마무리 훈련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고, 올 시즌은 잊게끔 면담을 하고 있다. 쉽게 잊을 순 없지만 그래도 빨리 선수들 마음을 바꿔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나도 선수들과 가깝게 호흡해서 선수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빠르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조원우, 김태형 감독과 함께 하며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게 가장 크다. 스태프나 감독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도 있지만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두 번째는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는 것, 주전이나 베테랑은 자기 야구를 하겠지만 경험 없는 선수들은 아무래도 환경이 낯설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해주냐가 그런 선수들의 성적으로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이대진 코치 선임이 놀라운 뉴스였다.
▲팀에 필요한 부분이고, 타 팀에서 코치 생활하는 걸 봤고 선수 때도 봐왔다. 던지는 패턴이 나랑 비슷한 부분도 많아서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다. 1군 경험도 많다.
-김원형 감독의 리더십을 설명하자면.
▲나는 원래 좀 과묵한 스타일이다. 최근에 너무 말을 많이 했는데(웃음), 어느 정도 선수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건 확실히 주입시키는 스타일이다. 운동선수로서 해야할 기본들,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예의들, 사생활 같은 것들이다. 운동선수 뿐 아니라 사회인이라면 그런 것들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강조하면 선수들도 판단이 될 거다. 거기에 야구가 차지하는 부분들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제 1원칙이 있다면.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다 좋아하려면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때도 승부욕을 갖고 야구했고, 상대에게 지기 싫어했다. 이겨야 분위기가 좋아진다. 이기는 방식은 기본적인 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발, 불펜의 역할, 공격력에서도 우리가 해야할 부분들, 그걸 가지고 게임을 운영하면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신임 감독들에게 FA 선물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솔직한 보강 욕심은.
▲면밀히 생각해보면 투수 쪽 보강이 확실히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투수 쪽은 여의치가 않다. 그렇다면 타선 쪽에서도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구단과 조금 더 얘기하면서 결정해야 한다. 받고 싶습니다, 선물(웃음).
-'어린왕자'라는 별명이 있다.
▲어렸을 때 그런 별명을 붙다보니 내가 착각을 할 때가 있었다. 원래 안 그러는데, 아주 살짝 왕자병이 들었을 때가 있다. 그런데 지금도 그 별명 때문에 내 이미지보다 별명으로 알아봐주시고 좋아해주시니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좋다.
-투타에서 빨리 정상 궤도 찾았으면 하는 선수가 있다면.
▲타자 쪽에서는 한동민이다. 그 선수가 풀시즌을 뛰었을 때 능력을 발휘해야 팀에 엄청난 효과가 나온다. 부상이라 안타까웠는데, 그만큼 운동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 부상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지만 그래서 몸을 아끼면서 하라고 할 순 없다. 부상도 어느 정도의 실력이다. 그런 거에 있어서 한동민이 풀타임으로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야 할 것 같다. 투수쪽에서는 5선발을 확실하게 정비를 해야 할 거 같다. 불펜도 마찬가지고, 기존 좋았던 선수들이 회복해서 다시 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 신경 써야 할 선수는.
▲투수 쪽에서는 올해 많이 던전 선발 박종훈, 문승원, 그리고 처음 풀아임을 뛴 이건욱, 불펜에서 서진용 등은 휴식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훈련은 하지만 정상 훈련조는 아니다. 내가 느낄 땐 김택형도 계속 성장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번 캠프에서는 김택형, 김정빈, 정수민, 김태훈 이런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제구 불안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갑자기 내가 온다고 좋아지진 않는다. 그렇지만 더 목표 의식을 갖고 할 수 있게끔 얘기해야 할 것이다. 팀이 잘 돌아가려면 이 선수들이 역할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수민을 제외하면 모두 왼손인데.
▲그 부분도 있고, 사실 이 투수들의 유형이나 구위가 제구만 충족된다면 왼손 오른손을 가리는 투수들이 아니다. 그만큼 성장하면 팀에 엄청난 시너지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만져보고 싶다는 투수가 있었다면.
▲그런 선수가 있는데 수술했더라. 이원준이라는 선수가 가능성이 있고, 모든 게 갖춰져있다고 생각하는데 성장이 더딘 느낌이 들어서 이원준을 집중적으로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수술해서 재활 중에 있다.
-이재원을 받칠 포수는.
▲이승진이 잘하고 있으니까 이흥련도 잘해야 하지 않겠나(웃음). (이)현석이도 경기를 많이 나가야 한다. 백업은 이현석, 이흥련이 되지 않을까 한다.
-새 외국인 선수들 영상은 봤는지.
▲봤다. 폰트는 3년 전 다른 팀에 있을 때 봤던 투수다. 그 때도 좋았던 투수고, 3년이 지났는데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추상적으로든 수치적으로든 감독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사실 감독이 되겠다는 목표도 없었다(웃음). 감독님을 모시면서 은연 중에 '이런 걸 해보면 좋겠다' 막연하게 생각만 했다. 힘든 직업이다. 그 스트레스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모든 게 예기치 않게 오는 거 같다. 일단은 캠프 기간 얘기를 많이 해서 선수들과 방향을 확실하게 설정할 것이다. 당장은 아니어도 감독으로 왔다면 누구나 우승을 목표로 하지 않겠나. 그 과정까지 가는 기간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싶다. 늘 선수들에게 하는 말이 '하루하루 충실하게 해라'다. 그러다보면 결과가 펼쳐져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다.
-김원형 감독의 야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끈기, 끈끈한 야구다. 물고 늘어지고 싶은 생각이 있다. 팀이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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