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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미 "♥추신수 아내로 잘난 줄 알았던 나, 필라테스로 정체성 찾아" [전문]

기사입력 2020.10.29 14:50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메이저리거 추신수 아내 하원미가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다. 

하원미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 생활 16년 차. 그동안 운동하는 남편 뒷바라지와 세 명의 아이들을 낳고 키우고 하면서 그것이 내 인생의 전부였고 지금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되어버린 마이너리그 생활의 고생은, 이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나는 지금 많은 부를 누리며 큰 고민없이 잘 살아왔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2년 전 얼굴만 아는 지인이 '무빈이 엄마는 취미가 뭐야?' 이렇게 가볍게 물어보는데 아무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유명인의 아내로 살며 내가 정말 잘난 줄 알고 살아왔던 시간들이, 내 자신에게 부끄러워졌다"며 "나는 좋아하는 게 뭐고 잘하는 게 뭘까, 주체적인 나로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그러면서 지금 내 자리에서 당연하다고 느꼈더 많은 게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좋아하는것 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거기서 정체성을 찾아가보자. 그렇게 다짐했고, 그렇게 조금씩 적극적으로 공부했던거 같다. 필라테스를"이라고 필라테스를 시작한 때를 회상하며 "주체적인 인간인 나 하원미로서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게 너무 짜릿하고 신났고, 이런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자격증도 땄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이 흔들렸다고 밝힌 그는 "난 여전히 여기서도 유명인의 아내였고, 이런 내가 마치 가진것에 감사한줄 모르고 철없이 현실을 부정하는 여자, 그렇게 남의 입에 오르내리기 좋은 이슈거리가 되어버렸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하원미는 필라테스와 함께했다. 그는 "내 열정을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했다. 그러기엔 난 필라테스를 너무 사랑한다"며 "필라테스 세계에선 악명높기로 유명한 로마나 필라테스 교육센터.. 나를 전혀 모르는 미국인 마스터 선생님과 초심으로 돌아가서 땀흘리며 운동하며 그렇게 힐링을 했다.  오늘 이니셜 테스트를 통과하고, 다시한번 아니 어쩌면 이전보다 훨씬 더 힘든 여정이 남아있겠지만.. 열정부자인 나는 다시 내 열정을 믿고 발전해나가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하원미 글 전문.

미국생활 16년차.. 그동안 운동하는 남편 뒷바라지와 세명의 아이들을 낳고 키우고 하면서 그것이 내 인생의 전부 였고, 지금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되어버린 마이너리그생활의 고생은... 이젠 말하기도 민망할정도로, 나는 지금 많은 부를 누리며 큰 고민없이 잘 살아왔었다.

그러던 한 2년전쯤? 얼굴만 아는 지인분이 ‘무빈이엄마는 취미가 뭐야? 뭘 좋아해?’이렇게 가볍게 물어보시는데.. 나는 아무 대답조차 할수 없었다. 유명인의 아내로 살며 내가 정말 잘난줄 알고 살아왔던 시간들이 내 자신에게 부끄러워졌다. 나는 좋아하는게 뭐고 잘하는게 뭘까? 주체적인 나로써 할수 있는건 무엇일까.. 있긴한건가... 그러면서 지금 내 자리에서 당연하다고 느꼈던 많은 것들이 흔들렸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을 내 멋대로 판단하고 의심했고 멀리하기도 했다. 또 미국생활 16년동안 고작 의사소통만 가능한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애들과 남편은 핑계였던걸까? 이렇게 의존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다. 혼란스러웠다. 그리고는..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좋아하는것 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거기서 정체성을 찾아가보자. 그렇게 다짐했고, 그렇게 조금씩 적극적으로 공부했던거 같다. 필라테스를...

주체적 인간인 나 하원미로써 무엇인가를 배운다는것이 너무 짜릿하고 신났으며 잘하고 싶고 또 이런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그렇게 자격증도 땄다. 하지만 다시 인간관계에 한계가 왔고, 난 인간 하원미로써 인정받고 잘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것은 현실 불가능한 일인마냥 난 여전히 여기서도 유명인의 아내였고, 이런내가 마치 가진것에 감사한줄 모르고 철없이 현실을 부정하는 여자, 그렇게 남의 입에 오르내리기 좋은 이슈거리가 되어버렸다. 포기하고 싶었고.. 포기한다해도 나를 원망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내 열정을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 억울했다. 그러기엔 난 필라테스를 너무 사랑한다. 그렇게 수소문해 찾아간, 필라테스 세계에선 악명높기로 유명한 로마나 필라테스 교육센터.. 나를 전혀 모르는 미국인 마스터 선생님과 초심으로 돌아가서 땀흘리며 운동하며 그렇게 힐링을 했던거 같다. 일주일 한번있는 레슨시간에 서로 마스크를 써서 사실 실제로 얼굴도 한번 본적 없는 선생님이지만 이 선생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너무 멋있었고, 칭찬받으면 우쭐했고 지적받으면 밤을새서라도 다음레슨때까지는 고쳐가려했다. 이렇게 맺어진 필라테스 인연이 너무 소중하고 정말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같아 감사하다.

나의 선생님은 내가 애들이 있다는 거에 처음 놀래시고,(마스크땜에 얼굴을 한번도 실제로 본적이 없어서 그런거같다) 그 애들중 첫째가 벌써 운전도 하는 고등학생이라는거에 또 한번 놀래시고 얼마전엔 텍사스 레인져스 선수가 나의 남편이라는 말에 또 놀라신.. 정말 찐으로 나를 트레이닝 시켜주고 칭찬해주고 지적해준 선생님이 너무 감사하다. 오늘 이니셜 테스트를 통과하고, 다시한번 아니 어쩌면 이전보다 훨씬 더 힘든 여정이 남아있겠지만.. 열정부자인 나는 다시 내 열정을 믿고 발전해나가는 사람이 될것이다.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하원미 인스타그램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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