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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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송윤아 "이 나이가 되면, 여유롭고 자신만만해질 줄 알았죠"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10.19 17:50 / 기사수정 2020.10.19 17:24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이 나이쯤 되면 모든 게 여유로워지고 자신만만해질 줄 알았죠"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마음을 가진 어른아이 석구(김대명 분)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송윤아는 사람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애정 어리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신뢰를 얻은 성당 산하의 청소년 쉼터 소장 김선생 역을 연기했다. 아빠를 찾으러 온 은지(전채은)와 석구가 가까이 지내는 것을 불편하게 지켜보던 중 그날 사건을 목격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은지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는 인물이다. 

김선생은 관객들로 하여금 사건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캐릭터다. 송윤아는 "석구 상황을 생각하면 김선생이 원망스럽겠지만 김선생의 시선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불의를 보거나 적어도 자신의 시선에서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는 밀고 나가는 인물이니까. 우리 사회는 그런 인물이 많은 것 같다. 안타까운 건 김선생이 본 상황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부분을 한 번만이라도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어제보다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김)대명 씨, (김)의성 선배님, 감독님과도 다 이야기해봤지만 '돌멩이'는 누구나 다 겪을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래서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김선생으로 분한 송윤아의 연기 변신도 화제다. 송윤아는 "감독님은 송윤아라는 연기자에게 다른 느낌을 입혀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동안의 작품 속 송윤아는 약자 편을 들어줄 것 같고 두루두루 살펴줄 것 같은데 김선생은 그런 인물이 아니지 않나.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믿음이 답이다라고 가는 캐릭터다. 인물의 이면성을 송윤아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작품의 만족도와는 별개로 자신의 연기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송윤아는 "지난 부국제에서 처음 봤는데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이 보여서 '김선생은 내가 했으면 안 돼는 인물이었다'고 생각했다. 김선생에게서 계속 송윤아가 보이더라. 굉장히 아쉽고 속상해서 캐릭터에게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데 이번에 개봉을 앞두고 또다시 영화를 봤는데 비로소 내가 아닌 영화가 보였다. 말도 못 할 정도로 울었다. 사실 이 정도로 울 영화는 아닌데 석구만 나오면 눈물이 나오더라. 새삼 김대명 배우가 정말 잘했구나 싶었다. 또 석구를 비롯해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한다. 연신 감탄하면서 봤다"고 이야기했다. 

김선생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놓고 연신 자신을 낮춘 송윤아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 나이쯤 되면 모든 게 여유로워지고 자신만만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연기를 할수록 그렇지 않은 제 모습을 보게 된다"고 운을 뗐다. 

송윤아는 "원래 제 연기에 만족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근래에 드라마로 복귀하고 '내가 연기를 조금 하나?' 싶었던 작품이 하나 있었다. 'THE K2'이다. 온라인에서 너무 많은 분들이 극찬을 해줘서 잠시 자아도취에 빠졌던 것 같다. 그런데 다음 작품에서, 또 다음 작품에서 헤매고 있더라. 내가 잘하는 게 아니라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입혀줬던 거구나 알게 됐다. 아마 어떤 분이 하셨어도 굉장히 좋게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내가 놓치고 잘 된 작품들도) 나는 내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주변 분들이 만날 때마다 '왜 안했냐'고 하더라. 아쉬워하고 속상해해야 하나 싶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그 작품은 그분이 하셔야 했던 거고, 그분의 작품인 거다. 모든 배우들이 들어오는 작품만 할 수 없으니까. (아쉬워하는 건) 비겁한 변명이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송윤아는 "'돌멩이'는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에 함께 했다는 감사함이 큰 작품이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하면서 건방지게도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 작품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보고 싶고 생각나는 게 있는 반면에 누가 인사하는 것도 민망한 작품이 있기도 하다는 것. 그런데 '돌멩이'는 어려운 시기에 적은 관객이 봐주던 내게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그게 가장 감사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열린 결말로 끝난 '돌멩이' 엔딩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송윤아는 "김선생은 비겁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때쯤이면 '내가 봤던 게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오히려 나로 인해 한 사람을 힘들게 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을 것 같다. 다만 마지막 엘리베이터 신에서 내 얼굴과 표정으로 답을 주면 안 될 것 같았다. 고민을 많이 하고 찍었는데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한편 '돌멩이'는 지난 15일 개봉했다.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리틀빅픽처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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