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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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찬 바람도 울고갈 탄천의 뜨거웠던 열기

기사입력 2007.11.12 18:36 / 기사수정 2007.11.12 18:36

양승범 기자



[엑스포츠뉴스 = 탄천, 양승범 기자] ‘열띤 경기만큼 뜨거웠던 분위기’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07 K리그 결승 2차전은 그야말로 ‘뜨거운 열전’이라 말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이 날 K리그 연맹이 공식 집계한 관중수는 18,924명. 탄천 종합 운동장이 가득 찰 정도의 ‘만원’ 관중이었다. 매서운 연승 행진으로 K리그 우승에 나선 포항은 모기업 POSCO의 차량 지원에 힘입어 버스 16대, 1천여명의 대규모 원정단을 성남에 파견해 경기장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기도.

이에 맞서는 성남 역시 관중의 열렬한 성원을 힘입어 홈팀 성남 일화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가 장내 방송을 통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성남은 전광판을 통해서도 응원을 유도했다.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열기는 한껏 더해졌다.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우승할 수 있는 것을 잘 아는 성남의 관중은 뜨거운 함성으로 승리를 기원했고, 홈팀 성남이 아쉽게 골을 성공시키지 못하자 아쉬움의 탄성이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다.

43분 원정팀 포항의 선제골이 터지자 양 팀 응원단의 희비가 엇갈렸다. 포항의 응원단은 환호성을 지르며 선제골의 기쁨을 누렸지만, 홈 팀 성남은 우승이 멀어졌음을 직감하고 좌절해야 했던 것. 최소 3골을 넣어야만 연장전까지 갈 수 있었던 터라 마음은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패색이 짙었던 성남이었지만 후반 막판에 접어들며 맹공을 퍼붓자 관중석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달아올랐다. 우승은 이미 멀어졌지만 경기에서만큼은 지지 싶지 않았던 것. 성남이 공격을 이어갈 때마다 관중석은 달아올랐고, 관중들은 끝까지 경기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경기에 집중했다.

90분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포항에서는 환희의 탄성이, 성남에서는 아쉬움의 탄성이 동시에 흘러나왔다. 먼 거리 원정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포항은 승리의 기쁨을 홍염을 터뜨리며 마음껏 발산했고, 성남의 팬들은 우승의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으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승자의 기쁨일까. 포항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우승 세리머니를 함께하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것으로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경기 종료 후 1시간이 넘도록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자신들의 응원곡을 부르며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승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리라.

2007년 K리그를 마감하는 마지막 경기는 승자의 기쁨과 패자의 아픔을 동시에 남기며 막을 내렸다. 2007년 11월 11일. 2007 K리그를 마지막으로 보낸 탄천의 밤은 너무나 뜨거웠고,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꽃피는 봄이 찾아오면 K리그는 변함없이 새 시즌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를 데운 K리그 결승전의 뜨거운 열기가 차기 시즌에도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양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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