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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아메리까노(8)]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전반기 베스트 11

기사입력 2010.10.16 12:14 / 기사수정 2010.10.16 12:14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지난주 10라운드가 종료되며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2010 대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마법사'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이 이끄는 에스투디안테스가 단독 1위를 굳건히 한 가운데 '전통의 양강' 보카 후니오르스와 리베르플라테는 올 시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보카는 후안 로만 리켈메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리그 11위에 처졌고 리베르는 마티아스 알메이다, 디에고 부오나노테 등 주축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리그 초반의 상승세가 꺾이며 7위에 머물렀다. 보카, 리베르와 ‘아르헨티나 5대 클럽’을 형성하는 산로렌소, 라싱, 인테펜디엔테도 각각 리그 8위, 10위, 17위에 그치는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들 전통의 강호 대신 벨레스(2위), 라누스(4위), 뉴웰스(5위) 등 신진 세력이 리그 상위권을 잠식했고 아르세날과 고도이크루스는 돌풍을 일으키며 각각 3위와 5위로 올라섰다. 
 
각 팀의 성적만큼이나 스타선수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에스투디안테스의 베론은 탁월한 중원 지휘능력을 바탕으로 소속팀을 독보적인 선두 자리로 올려놓았지만, 보카의 리켈메는 무릎 부상의 여파로 전기리그에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래도 보카는 마르틴 팔레르모와 세바스티안 바타글리아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힘입어 리그 중반기 이후, 점점 변화되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칠레 대표 가리 메델이 이번 주말, 부상에서 복귀할 예정이라 상승세에 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리베르의 경우는 스타선수들의 활약이 다소 아쉽기만 하다. 아리엘 오르테가는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소속팀의 위기에 커다란 보탬이 되지 못했고, 리그 초반 완벽한 회춘모드로 리베르의 선두 등극을 이끌었던 마티아스 알메이다는 지난달 말, 오른쪽 다리에 열상을 입어 리베르의 중원에 커다란 공백을 야기했다.
 
그 밖에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던 클레멘테 로드리게스(보카), 디에고 포소, 가브리엘 아르세(이상 콜론)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로 소속팀을 부진에서 끌어내지 못했다. 대신 로헬리오 푸네스 모리(리베르), 후안 마누엘 마르티네스(벨레스), 기도 피사로(라누스) 등이 예상치 못한 대활약을 펼쳐 아르헨티나 축구의 미래를 흐뭇하게 했다.
 
이번 시간에는 올 시즌 아르헨티나 전기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1명의 선수를 만나보고자 한다. 베론, 팔레르모 등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준 노장들의 활약을 통해 추억을 되살려보고 새로이 등장하는 스타선수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미래를 짐작해 보도록 하자.

세바스티안 페랄타(골키퍼 소속: 뉴웰스 나이: 33세)
 

뉴웰스가 10경기에서 11득점을 기록하는 답답한 공격력에도 리그 5위에 오른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페랄타의 존재이다. 페랄타의 날쌘 선방에 힘입어 뉴웰스는 10경기 6실점이란 짠물 수비를 선보이며 리그 5위를 기록 중이고 개막전 이후 9경기 무패 행진이다. 특히 리베르, 아르세날, 벨레스를 상대한 죽음의 3연전을 모조리 무실점 선방으로 이끌며 로사리오(뉴웰스의 연고지)의 영웅으로 거듭났다.
 
파울로 페라리(수비수 소속: 리베르 나이: 28세)
 
페라리의 '페라리'를 연상시키는 빠른 발과 위협적인 오버래핑으로 리베르의 상대팀 왼쪽 측면은 늘 곤욕을 겪었다. 올 시즌에는 수비적인 임무도 충실히 수행하며 리베르의 탄탄한 4백 라인에 일조하고 있다. 전기리그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오른쪽 풀백 문제로 고심 중인 세르히오 바티스타 대표팀 감독의 부름도 빗겨가지 않을 것이다.
 
호나단 마이다나(수비수 소속: 리베르 나이: 25세)
 
마이다나가 이끄는 수비라인의 견고함이 없었다면, 리베르의 추락은 보카 이상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전기리그 우승팀 반피엘드에서 올 시즌 리베르로 이적한 마이다나의 존재로, 리베르 수비진은 지난 시즌에 비해 몰라보게 안정되었다. 마이다나의 가공할 제공권과 강력한 대인방어, 그리고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체력은 지난 시즌의 노쇠했던 리베르 수비에 싱싱한 활력을 부여했다. 한편, 마이다나는 보카에서 4년간 활약한 경력이 있다.
 
레안드로 데사바토(수비수 소속: 에스투디안테스 나이: 31세)
 
이번 시즌, 에스투디안테스는 클레멘테 로드리게스, 크리스티안 세샤이(이상 보카), 마르코스 앙헬레리(선덜랜드) 등 데사바토를 제외한 주축 수비수들이 대거 팀을 이탈해 수비진에 커다란 공백이 전망됐다. 그러나 데사바토는 새롭게 짜인 수비진을 이끌고 10경기 3실점이라는 철벽 수비를 과시했다. 한편, 데사바토는 지난 2005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경기도중 당시 상파울루 소속이던 그라피테(현 불프스부르크)에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에밀리아노 파파(수비수 소속: 벨레스 나이: 28세)
 
마라도나 감독 시절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중용됐지만, 브라질과의 홈경기를 비롯, 대표팀에서의 부진한 플레이로 남아공행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국내리그에서만큼은 왼쪽 풀백자리에 아직, 파파의 적수가 없다. 많은 활동량과 적재적소의 공격가담, 그리고 영리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 공수에서 맹활약 중이다. 영화 '반제의 제왕'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외모로 아르헨티나에서 '프로도'란 별명으로 통한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미드필더 소속: 에스투디안테스 나이: 35세)
 
비록 예전만큼의 폭발력은 아니지만, 경기 분위기를 한순간에 뒤엎는 '마법사적 기질'은 여전하다. 그러나 베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에스투디안테스의 두뇌'란 말로 표현되는 베론의 경기 운영능력이다. 특히 패스의 장단과 강약을 시의 적절히 조절하며 팀의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은 왜 에스투디안테스가 보카와 리베르를 넘어 現 아르헨티나 축구의 최강으로 등극했는지에 대한 답변이 된다.
 
로드리고 브라냐(미드필더 소속: 에스투디안테스 나이: 31세)
 
베론이 마음 놓고 경기운영을 펼칠 수 있는 것은 바로 브라냐가 뒤에서 궂은 일을 도맡기 때문이다. 브라냐는 167cm의 단신이지만, 영리함과 투쟁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체적 열세를 극복한다. 이번 시즌에는 최고조에 오른 중거리 슈팅 감각으로 팀 공격에도 커다란 보탬이 되고 있다.
 
기도 피사로(미드필더 소속: 라누스 나이: 20세)
 
지난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올 시즌 라누스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186cm의 장신이지만 공을 부드럽게 다룰 줄 알고 시야가 넓다. 특히, 9라운드 보카전에서 세바스티안 바카글리아를 상대로 중원싸움에서 완승을 거둬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경험만 쌓인다면 아르헨티나 대표팀 중원에 다양성을 입혀줄 재목이 될 것이다.
 
막시 모랄레스(공격형 미드필더 소속: 벨레스 나이: 23세)
 
160cm, 53kg의 모랄레스는 여자 선수로도 작은 체격에 속한다. 그러나 번뜩이는 재치와 날카로운 패싱력으로 앞 선의 두 공격수(후안 마누엘 마르티네스, 산티아고 실바)를 득점 공동 1위로 만들었다. 2007년 U-20 청소년 월드컵에서 득점 3위에 오르며 세르히오 아구에로(AT 마드리드), 마우로 사라테(라치오) 등과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
 
후안 마누엘 마르티네스(공격수 소속: 벨레스 나이: 24세)
 
이번 시즌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뜨거운 활약을 펼치는 선수이다. 사실, 마르티네스는 특출난 드리블과 넓은 시야로 오래전부터 '제2의 오르테가'로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생각보다 더딘 성장으로 콜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내외 무대에서 임대 생활을 전전해왔지만, 이번 시즌 6골을 폭발시키며 팀 동료 산티아고 실바와 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라섰다. 기복 없는 플레이로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고무적이다.
 
마르틴 팔레르모(공격수 소속: 보카 나이: 36세)
 
리켈메 없는 보카를 혼자 힘으로 지탱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시즌 5골 2도움으로 팀 득점의 절반에 직접적으로 관여했고 자신이 부진한 경기를 펼칠 때에도 동료에 대한 독려를 잊지 않고 언제나 팀을 위해 헌신을 다했다. 지난 3월, 벨레스전 득점(218호골)으로 보카 최고 득점 선수의 반열에 오른 이래, 식을 줄 모르는 득점 행진(현 227골)으로 연일,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가는 보카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탈락이 아쉬운 3人
 
우고 네르보(수비수 소속: 아르세날 나이 19세)
 
하비에르 사네티 이후 오른쪽 수비수 발굴이 부실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19세의 어린 나이지만 중앙수비와 오른쪽 풀백을 겸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지녔고 전술이해도가 높아 플랫3와 플랫4에서 모두 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바티스타 대표팀 감독도 청소년 대표 감독 시절, 네르보를 중용한 바 있어 리그에서의 성장도를 유지한다면, 조만간 성인 대표팀 발탁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비드 라미레스(공격형 미드필더 소속: 고도이크루스 나이: 28세)
 
고도이크루스가 구사하는 날카로운 역습 축구의 중심이 바로 라미레스이다. 라미레스의 넓은 시야와 탁월한 마무리 능력으로 고도이크루스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 득점(18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보카, 산로렌소, 라누스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주눅이 들지 않는 경기력으로 고도이크루스가 약팀의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 
 
하이로 카스티요(공격수 소속: 고도이크루스 나이 33세)
 
전 콜롬비아 대표 카스티요는 이번 시즌, 1년 만에 멘도사(고도이크루스의 연고지)로 돌아와 노련하고 저돌적인 플레이로 고도이크루스의 화끈한 공격축구의 한 축을 담당했다. 리그 초반, 주로 교체로 나왔음에도 순도 높은 결정력을 보이며 리그에서 4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5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1골을 기록, 콜롬비아의 2-1 역전승을 이끈 바 있다.

[사진: 팔레르모, 베론, 파파, 페라리, 피사로, 마르티네스(C)보카, 에스투디안테스, FIFA, 리베르, 라누스, 벨레스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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