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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황혼 이혼 토론…"남자가 요리를?" VS "가사 은퇴하고파" [종합]

기사입력 2020.08.14 09:33 / 기사수정 2020.08.14 10:58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아침마당'에서 황혼 이혼 찬반토론이 펼쳐졌다.

14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은 '생생토크 만약 나라면' 코너로 꾸며졌다. 이날의 주제는 '이 나이에 참고 살아야 하냐, 말아야 하냐', 황혼 이혼이었다. 

처음으로 가수 강진이 '땡벌' 무대를 꾸몄다. 강진은 "요즘 제 주위에 참다참다 지쳤다는 분들이 많다. 저는 지치지 않고 죽을 때까지 제 아내 손을 꼭 잡고 잘 살도록 하겠다"며 애정을 자랑했다.

강진은 "연애까지 하면 35년 정도 됐다. 20년이 되면 황혼부부라고 하는데 저는 30년이 지났으니까 화석 부부인가요? 저 때문에 아내가 지쳤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강진의 아내 김효선은 "백세시댄데 지금 반 정도 살았다. 지금 지치려고 하는데 뭐 하는 거 봐서"라며 입담을 뽐냈다.

또 왕종근, 김미숙 부부도 출연했다. 김미숙은 "27년차 신혼이다. 신혼이긴 한데 이 27년이 저는 너무 지겨워서 72년 같다. 이제는 좀 멀리 떨어져 있고 싶고 '아침마당'도 혼자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왕종근은 "이런 얘기할 때는 저희 부부 안 불렀으면 좋겠다. 아내가 졸혼 이야기 할 때마다 심장이 오그라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미숙은 "남편한테 제가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저가 필요한 건지 제가 해주는 일거리나 밥이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코미디언 이상해는 "결혼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싸우냐. 저는 41년 차다"라고 말하자 연기자 남능미는 "후배님들, 저는 52년 차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배우자다"라고 답했다. 변호사 2명도 출연했다. 변호사들은 "황혼 이혼 해야한다"와 "이제껏 행복하게 잘 살지 않았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황혼 이혼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물음에 6대 5가 나왔다. 여성들은 대부분 '있다'를 들었다. 남성 중엔 이만기와 최병서가 유일했다. 

강진은 "한 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열차가 목적지까지 가는데 중간에 내려버리면 갈 수가 있겠냐. 저는 제가 생각해봐도 저만큼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왕종근의 아내 김미숙이 "집안일은 도와주는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거다"라고 하자 강진은 "저는 밥을 해서 먹고 청소도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효선은 "저는 자유롭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싶은데 잔소리가 너무 많다.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라고 한다. 너무 피곤하고 숨쉬기도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신은숙 변호사는 "그 사람이 존재하는 자체로 힘들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 내가 하룰 살아도 맘 편하게 죽고 싶다고 하신다"며 "이혼 최고령 연세가 99세 할아버지가 85세 할머니랑 이혼하신 적도 있다. 포기하지 말고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셔라"라고 말했다.

이에 박지훈 변호사는 "남성 같은 경우는 고독사, 독거노인된다. 최대한 행복하게 사시고 이혼하시는 건 절대 반대한다"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김미숙은 "저도 가사에서 은퇴할 나이가 됐다"며 "바쁠 때는 물까지 떠다주고 했다. 지금은 일이 없어져서 집에 있는데도 다 시킨다. 해놓은 밥도 못 챙겨먹는 사람이 왜 삼시세끼를 챙겨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왕종근은 "가사일을 하는 사람이 은퇴가 어딨냐. 밥은 먹고 살아야 한다. 이렇게 불쌍한 남편을 두고 어떻게 이혼을 하냐"고 반격했다.

이만기는 "다른 건 모르겠고 단 하나, 밥은 제일 힘든 사안이다. 집에 갔는데 너무 배가 고프더라. 혼자 나가서 남자들이 혼자 밥먹는 건 사실 부끄럽다. 집에 갔더니 잠자고 있길래 밥을 물에 말아먹었는데, 이 사실을 돌아가신 우리 엄마가 알았더라면?"이라며 왕종근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가사가 힘들다고 하는데, 가만히 있어도 '취사가 완료됐다', '세탁이 다 됐다'고 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아나운서 임수민은 "말씀 잘하셨다. 맞다. 남자들도 쉽게 가사를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만기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강진은 "차려주면 먹고, 안 차려주면 본인이 해서 먹으면 되지 않냐. 그게 뭘 어렵냐"고 말했다. 남능미는 황혼 이혼에 반대한다고 하면서도 "남자도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요리학원에 대해서 이만기는 "남자가 자발적으로 가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고지식한 의견을 펼쳤다. 왕종근은 "아내가 요리학원 가라고 얘기했는데 눈물이 나더라"라고 공감했다.

강진의 아내 김효선은 "남편이 TV를 보고 뭘 하려다가 매실액, 국간장을 다 버린 적이 있다. 살림을 잘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이렇게 스트레스 받을 때도 많다. (청소를 잘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제가 쓰는 물건 위치를 너무 자주 바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은숙 변호사는 "황혼 이혼 이유 1위는 외도, 2위가 강압적인 태도다. 제가 보기엔 강진 선생님이 제일 위험군이다"라고 말하며 예를 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황혼 이혼에 반대하는 강진은 "제가 참고 아내랑 살아야 될 이유가, 아내가 '땡벌' 이 노래를 부르게 해 준 사람이다. 어느날 나훈아 선배님의 '땡벌'이 좋지 않냐고 하더라. 또 '막걸리 한 잔'도 분위기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너무 좋다고 추천했다. 제가 히트곡을 계속 내기 위해서는 아내랑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진은 '막걸리 한 잔'을 불렀다. 강진은 "영탁이 노래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더라. 영탁 후배가 불러줘서 (인기가 많아졌다)"라며 요즘 인기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이만기는 돈 관리 문제를 언급하며 아내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강진의 아내 김효선은 "천하장사가 왜 이러냐. 좀 쓰라고 냅둬라. 써도 얼마나 쓰겠냐"고 아내 편을 들었다. MC는 "오늘 이만기 씨 본전도 못 찾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왕종근은 "한번은 싸우다가 정말 화가 끝까지 나서 헤어지자고 하고 재산 분할을 반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한달에 한번씩 할부로 줄게' 하더라. 이유를 물었더니 '당신은 다 쓰고 거지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음 이야기는 '스트레스 참고 살지 마'였다. 임수민은 "제 지인 중에 정말 이기적인 남편을 만나 힘들게 살았다. 그러다가 정말 큰 병에 걸렸다. 그러니까 인생 전체를 후회하더라. 그거 보니까 무조건 참는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최병서가 건강 문제로 잔소리를 하는 아내에 대해 말하자 남능미는 "잔소리를 많이 해도 건강을 챙겨주는 아내가 있다는 건 정말 복에 겨운 거다. 고마운 줄 알아야지. 잔소리 한다고 싫다, 무관심하다고 싫다 뭐가 좋다는 거냐"라고 말했다.

다음은 '자식 봐서라도 참고 살아'였다. 김효선은 "저도 참고 살았는데 작은 아들이 항상 다리 역할을 한다. 저도 그래서 자식 덕분에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만기는 "이제 자식들도 다 컸다. 그리고 자식들도 다 엄마 편 들더라. 저도 스트레스 받아서 살이 빠졌다"라며 속상함을 내비쳤다.

신은숙 변호사는 "요즘은 오히려 자녀들이 증거 같은 걸 모아와서 이혼을 도와준다. 이혼보다 부모가 행복하지 않은 걸 더 좋아하지 않는다. 자녀들을 위해서 참고 살지 마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훈 변호사는 "손주를 생각하셔야 한다. 이혼을 하시면 손주를 못 보는 경우가 많다"고 반대했다.

시청자 투표 결과, 총 투표수는 1089표였으며 '참고 살아'가 78%, '말아'가 22%였다.

jupiter@xportsnews.com / 사진=KBS 1TV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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