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15 14:59 / 기사수정 2007.03.15 14:59
[엑스포츠뉴스=김민숙 기자] 돌아온 안정환의 힘은 무서웠다.
지난 14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7 삼성하우젠컵 개막전에서 수원이 안정환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대전 시티즌에 4-0의 완승을 거뒀다. 이는 K리그 개막전에서 대전에 2-1로 승리한 이후 열흘 만에 다시 거둔 승리로, 이로써 수원은 더 이상 대전 징크스에 시달리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했다.
2007 K리그가 시작한 후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한 대전 시티즌은 경기 초반부터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대전을 상대로 수원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으며, 대전은 더 이상 예전처럼 수원의 공격을 자신 있게 막아내지 못했다.
전반 5분, 안정환이 K리그에 돌아온 이후 첫 슈팅을 날렸다. 비교적 쉬운 자리에서의 슛이었으나, 그 슛은 골대를 빗나갔고 그리하여 그때만 해도 이 경기에서 안정환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예측할 수 없었다. 에두 역시 대전의 수비진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한 최윤열에게 묶여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 초반만 해도 대전을 괴롭힌 것은 에두와 안정환의 투톱보다도, 중원에서 막힘없이 공격을 풀어나가는 이관우와 대전의 오른쪽 측면을 끊임없이 흔들어댄 안효연이었다.
하지만, 처음 터진 하나의 골은 그 이후의 모든 것을 변하게 했다. 전반 19분, 곽희주의 패스를 받은 안정환은 거침없이 슛을 했고, 이 슛은 정확하게 대전의 골망을 흔들었다. 2000년 7월, 부산을 떠난 이후 7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와 터트린 첫 골이었다.
팀에 녹아 들어가지 못하고 혼자서 겉도는 듯 보였던 안정환의 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전반 38분, 이관우의 예리한 패스가 안정환에게로 가닿았다. 안정환은 대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간단히 무너뜨린 후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 순간 파란 옷을 입고선 수원팬들은 모두 다 일제히 안정환의 이름을 외쳤고, 이로써 안정환은 단숨에 수천 명에 가까운 자신의 지지자를 만들어 냈다.
2점으로 점수 차가 벌어지자, 대전은 정상적으로 자신들의 경기를 하지 못했다. 결국, 수원은 전반이 끝나기 직전, 에두가 한 골을 더 추가하며 3:0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 대전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보다 활동량을 더욱 늘린 데닐손이 대전의 공격진에서 고군분투한 모습은 실로 눈부셨다. 그렇지만, 안정환과 에두, 안효연과 배기종으로 이어지는 수원의 공격을 데닐손 한 사람의 역량으로 맞대응할 수는 없었다. 대전은 계속되는 수원의 공세에 당황한 듯 패스미스를 연발했고, 이는 수원에게 더 많은 공격의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결국, 수원은 완승을 만들어내기 위해 마지막 한 골을 더 추가했다.
후반 38분, 나드손의 패스를 받은 안정환은 다시 한 번 대전의 골문을 향해 슛을 했다. 이 슛은 최은성이 막아내는 듯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최은성의 정강이를 맞은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로써 안정환은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으며, 수원은 네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4:0까지 점수 차가 벌어지자 수원팬들은 이제 5:0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대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오랜 시간의 울분이 한 번에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울리는 5:0의 외침은, 그동안 수원팬들이 얼마나 대전에 승리하고 싶어 했는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하지만, 수원은 남은 시간 동안 더 이상의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그렇게 경기는 끝이 났다.
수원은 팬들이 원하던 5:0의 승리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안정환의 완벽한 부활을 확인하며 올 시즌 우승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그에 비해 대전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데닐손의 기량과, 새내기 박주현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을 수확으로 여기며 쓸쓸히 수원을 떠나야 했다.
[사진=14일 대전전에서 첫 골을 넣고 세레모니를 하는 안정환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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