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는 자신의 생각 위주로 볼 배합이 이뤄지길 원했고, 그 결과는 너무도 명확했다. 자신의 결정이 초래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대패, 핀토는 "100% 포수의 뜻에 따르겠다"고 생각을 고쳤다.
SK는 지난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24-7로 대패를 당했다. 특히 이날은 관중 입장을 받은 첫 홈경기였기 때문에 SK의 완패는 더욱 참담했다.
선발 핀토의 부진이 시작이었다. 핀토의 의지로 박경완 감독대행은 핀토에게 볼 배합 결정을 맡겼으나, 이날 핀토는 4이닝 동안 85구를 던져 7피안타 4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후에 올라온 불펜들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줄줄이 실점했다.
29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박경완 감독대행은 "분명히 핀토 위주의 볼 배합을 했다"면서 "맞은 게 잘못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핀토가 4실점을 하고 난 뒤 핀토의 모습이 안 좋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행은 "팀에게 선발의 역할이라는 것이 분명 있다. 항상 잘 던지고 잘 막을 수 없겠지만, 불펜 과부하가 있기 때문에 핀토가 던질 때까지 던져줘야 했는데, 자기가 자기 분에 못 이겨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럼 자기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팀 전체에 영향이 온다. 그 부분들 때문에 85개 밖에 안 됐지만 교체를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끝난 후 핀토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선수단에게 사과했다. 박 대행은 "경기가 끝난 뒤 전체 미팅에서 핀토가 선수들 앞에서 사과했다. 본인이 그런 모습을 안 보이겠다고 했고, 선수들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박경완 감독대행과도 면담을 통해 이야기를 다시 나눴다. 박 대행은 "오늘 출근을 해서 나와도 개인적으로 면담했고, 다음 경기부터는 핀토가 100% 포수 사인 믿고 던지겠다고 하더라"면서 "그건 솔직히 반대고, 외국 선수인데다 아직 한국 문화 적응을 못한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던져야 할 볼이라고 생각이 들 때는 고개를 흔들고 던지라고 했다. 대신 포수가 리드하는 것은 따르라고 하니 본인도 알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박경완 대행은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다. 박 대행은 "변명이라면 변명이지만, 나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바로 조치를 취해 과감하게 바꿔야 했는데, 한 템포가 끝나고 바꾼 것이 나의 미스라고 생각한다. 선수단에게 미안하고, 불펜 투수들, 1점이라도 따라간 타자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했다"면서 "지더라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팬들께도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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