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여자 축구 전성시대다. 20세 이하(U-20) 여자 축구 대표팀에 이어 17세 이하(U-17) 여자 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세계적인 실력을 자랑하며 미래를 밝혔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여자 축구 대표팀이 26일 오전(한국 시각),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후반 연장 120분동안 3-3 무승부를 거둔 뒤 승부차기에서 5-4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U-17 여자팀의 FIFA 주관대회 우승은 여자 축구는 물론 한국 축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U-20 여자팀이 3위를 차지한데 이어 U-17 여자팀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여자 축구는 그야말로 '황금 세대'를 구축하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해 탄탄한 개인기를 갖추면서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던 어린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서 연달아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세계적인 강호로 발돋움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여민지(함안 대산고)는 창의적인 플레이와 깔끔한 득점력으로 팀 우승에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면서 3관왕에 올라 세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지난 U-20 대회에서 지소연(한양여대)이 스타로 떠오른데 이어 여민지도 출중한 기량으로 새롭게 스타로 떠오르며 향후 한국 여자 축구를 빛낼 '투톱'으로 기대하게 했다.
여자 축구의 발전에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해낸 지도자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번 대회 우승을 일궈낸 최덕주 감독과 U-20 여자월드컵 3위에 오른 뒤 여자대표팀 감독까지 오른 최인철 감독은 모두 '학구파 감독'으로 정평이 난 지도자들이다. 세계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연구하면서 여자 축구에 걸맞는 리더십으로 국제 무대에 잇달아 좋은 성과를 내면서 '숨은 주역'으로 명성을 날렸다.
어린 나이에 세계에 통하는 실력을 자랑하며 좋은 성적을 내 앞으로 열릴 성인 여자 월드컵에서의 선전도 기대하게 했다. 당장 내년에 독일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5년 뒤인 2015년 대회에서 현 U-17, U-20 선수들이 주축이 되는 만큼 앞으로 우수 선수들을 더욱 키워낸다면 좋은 성과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여자 축구가 전반적으로 아시아가 주도하게 된 것도 한국 여자 축구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번 대회 4강에 오른 일본과 북한, 그리고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중국은 아시아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세계적인 강호로 거듭난 팀들이다. 경쟁이 있으면 그만큼 자극도 될 수 있는만큼 한국 입장에서는 경쟁할 수 있는 라이벌이 있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최근 청소년여자대표팀의 연이은 호성적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존 팀마저 해체되고 있는 여자 축구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 U-17 여자 축구 대표팀 (C)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