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조진웅이 영화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으로 단단한 캐릭터의 얼굴을 선보였다.
지난 달 18일 개봉해 상영 중인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조진웅은 하루아침에 삶이 뒤바뀐 형사 형구 역을 연기했다.
감독으로 변신한 정진영과, 그런 정진영 감독이 가는 길에 선뜻 함께 발걸음을 해 준 조진웅의 만남이었다. 다양한 해석을 더할 수 있는 영화의 결말로 공개된 후 많은 관객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조진웅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감독님에게 어떤 모티브로 이 글을 쓴 것인지 물어보고 싶어졌어요. 하루아침에 내가 다른 사람이 됐다는 것인데, 이것은 제가 작업 공간에 들어가서 직접 부딪혀보지 않으면 도저히 해석할 수가 없겠더라고요"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굉장히 영화적인 색깔과 향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열정과 땀을 투자해서 만들어 낼 가치가 있는 작업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라고 말을 이은 조진웅은 정진영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 작품이 가진 힘에 자연스레 이끌렸다며 "굉장히 묘하게 넘어갔어요. 감독님이 17살 때의 꿈을 57살에 이룬 것이잖아요. '감독님에게 질문을 하러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죠"라며 웃음 지었다.
시나리오의 내용을 철저히 지켜 가면서,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책임감을 갖고 작품에 임했다. 영화 속 캐릭터로 연기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의문은 계속됐다.
조진웅은 "'내 삶이 바뀌었다'는 본질적인 느낌이 키워드였죠. 내가 사라졌든, 내 삶을 다른 사람이 살고 있든 이 공간 속에서 내가 가져가야 할 느낌들을 올곧게 가져가자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첫 촬영 순간부터 "'이 상황 속에 나를 던져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는 조진웅은 "형구가 화재 현장에 가는 모습이 첫 장면이었는데 어떤 계산을 하고 들어가려고 하니 감이 서지 않고, 그 진폭의 양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감독님이 그런 부분은 조율을 해주실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을 믿으면서 공간 속에 나를 던지자는 것을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사라진 시간'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조진웅은 "별 열 개가 제 개인 기준 최고라고 했을 때, 제가 '끝까지 간다'(2014)에 별 8개를 줬었거든요. '사라진 시간'은 7.5개죠"라며 다시 한 번 웃어보였다.
'사라진 시간' 개봉 후에도 '경관의 피',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대외비:권력의 탄생'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은 계속될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해 감독 데뷔작으로 소식을 알렸던 단편영화 연출작도 파이널 믹싱 작업이 남았다며, 현재의 소식들을 전했다.
조진웅은 "차기작 현장도 노심초사하면서 촬영하고 있어요. 밀폐된 공간들이 많다 보니, 공간 안에 있는 인원도 최소화하고 열 체크 같은 것도 세심하게 하고 있죠. 코로나19 여파로 '경관의 피'는 쫑파티를 못했고, '대외비'도 고사를 따로 지내지 않았거든요. 심각한 문제인데, 영화계에만 미치는 영향이 아니니 그래서 더 걱정이죠. 다들 어려운 시기잖아요. 서로 공생하면서, 그렇게 잘 버텨갔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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