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정들었던 팀을 떠나는 마음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영원한 건 없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눈물을 모두 쏟아낸 이태양은 이제 한화 이글스가 아닌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다.
18일 한화와 SK는 투수 이태양과 외야수 노수광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날 오전 강화에서 2군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이태양은 '단장님이 통화를 하고 싶다고 한다'는 말에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다. 그리고 예상했던 '트레이드'라는 단어를 직접 들었고, 그길로 짐을 쌌다.
이태양은 "떠나기가 쉽지 않더라. 안 울려고 해도 눈물이 나왔다"며 "인천으로 가는 차를 타기 전에 '저 진짜 가요' 하면서 대성통곡을 했다. 인천으로 가는 차 안에서는 형들에게 계속 전화가 와서 또 울었다"고 털어놨다. 11년, 우여곡절을 다 겪은 팀이었다. 이태양은 "난 내가 원클럽맨으로 남을 줄 알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고, 빠르게 적응을 해야 했다. 이날 1군에 등록된 이태양은 곧바로 이적 후 첫 등판까지 마쳤다. SK가 2-5로 끌려가던 6회 등판한 이태양은 허도환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심우준의 희생번트 후 김민혁과 배정대를 각각 땅볼, 삼진으로 처리하고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홈' 문학에서의 첫 등판을 무난하게 마친 후 이태양은 "처음에 올라갈 땐 긴장했는데 막상 올라가니 괜찮았다. 하루 이틀 하는 야구도 아니다. 첫 단추만 잘 꿰차고 생각하고 올라갔는데, 잘 꿴 것 같아서 다행이다"이라고 돌아보며 "팀 분위기는 정말 좋더라. 이제는 SK에서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새로 다졌다.
경기를 모두 끝내고 원정길을 떠나는 버스에 오르고서야 트레이드가 된 노수광에게도 '잘해보자'는 문자를 보냈다. 동갑내기 이태양과 노수광은 한화에서 같이 땀 흘리던 시절이 있는 사이였다. "하루가 이렇게 길다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는 이태양은 "인천에 연고가 없어 그게 제일 걱정"이라면서도 "내가 사교성은 좋다"고 웃었다.
어느덧 중고참이 되어 한화의 투수조장을 맡기도 했던 이태양은 시즌을 앞두고 "여기서 더 치고 나가냐, 제자리에 머무느냐 결정될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었다. 그런 그는 생각지도 못한, 이적이라는 더 크고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자신에게, 또 SK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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