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09 10:51 / 기사수정 2010.09.09 10:52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세트 피스 상황에서 넣은 골은 무려 5골이었다.
이는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1위였다. 첫 승을 거뒀던 그리스전 결승골도 기성용(셀틱)의 측면 프리킥이 시발점이었고, 16강행을 결정지었던 나이지리아전 박주영(AS 모나코) 골 역시 직접 프리킥 상황에서 나왔다.
하지만, 출범 후 A매치 2경기를 가진 조광래호는 세트 피스에서 이렇다 할 결정력을 살리지 못했다. 7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수차례 세트 피스 기회를 얻었음에도 전반 2분, 기성용의 코너킥에 이은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의 헤딩슛이 아깝게 빗나간 것을 제외하면 결정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세트 피스는 공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무기다. 상대 압박이 거칠거나 원하는 공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를 공략할 수 있는 가장 주요한 득점 루트로 세트 피스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임 허정무 감독 시절에는 이런 장점을 살리기 위해 세트 피스 훈련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다. 기성용, 박주영, 염기훈(수원 삼성) 등 전담 키커들이 다양했고, 이정수(알 사드), 곽태휘(교토) 등 세트 피스 상황에서 장신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도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이란전에서 한국은 8개의 코너킥, 25개의 직, 간접 프리킥이 있었음에도 날카로움과 정확도에서 다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전담 키커인 기성용의 킥이 날카롭기는 했지만 상대 수비벽이 두터워 골과는 연결하지 못했다. 또 후반에 키커로 나섰던 박주영, 김두현(수원 삼성)은 위협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함께 호흡을 맞춰볼 수 있는 시간이 짧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키커들의 킥과 세트 피스에 이은 공격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한국 축구가 4개월 뒤에 있을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려면 여러 가지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세트 피스다. 특히 토너먼트전에서 열세에 몰리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긴장감 있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서 그야말로 '세트피스 한 방'이 경기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미 월드컵을 통해 세트 피스 경쟁력이 증명됐던 만큼 이를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 한국 축구만의 무기로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분 좋은 승리를 장식했던 나이지리아전에 비해 공격력에서 떨어져 있었던 이란전. 그 때문에 무뎌진 세트 피스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또 하나의 과제와 교훈이 주어졌던 한 판이었다.
[사진= 프리킥을 차는 기성용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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