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수비 잘 되면 방망이도 잘 된단 말은 없지 않나?"
2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류중일 LG 감독은 타격 침체에 빠져있는 오지환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지환의 타율은 0.175, 규정타석을 채운 60명 선수 중 58위였다. 그래도 믿을 구석은 수비였다. 류중일 감독은 "타격코치에게 농담 삼아 지환이는 '방망이 신경 쓰지 말고 수비만 잘하라고 해라' 얘기했다"고 전했다.
신경을 쓰다 둘 다 놓칠 바엔 수비라도 잡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었다. 류 감독은 "나도 신인 때 타격 고민이 많았는데, 그 때 당시 천보성 코치님이 '수비만 해' 그러시더라"라고 돌아보며 "지환이도 마음을 내려놓으면 타율은 올라가지 않을까 한다. 안달나면 못한다. 방망이가 안 맞으면 수비까지 안 된다. 반대로 방망이가 잘 맞으면 수비까지 잘 된다"고 말했다.
이내 류 감독은 '수비가 잘 되면 방망이가 잘 된다는 말은 없다'면서 웃었다. 타격은 아쉽지만 연일 호수비로 제 몫을 하고 있는 오지환의 수비에 대한 칭찬이자,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기대하는 사령탑의 바람이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바꿔서 말해야겠다"며 다시 껄껄 웃었다.
류중일 감독의 바람이 통했을까, 이날 9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는 등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첫 타석부터 안타와 득점을 올린 오지환은 이후 타석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한 번은 우측 담장, 한 번은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경기 후 오지환은 "팀이 연승 중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멀티 홈런이 팀 연승에 도움이 된 거 같아 기쁘다. 연타석 홈런은 의식하지 않았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타격하려고 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팀의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지환의 타율은 이제서야 2할1푼이 됐다. 여전히 하위권,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이날 오지환의 맹타는 '수비가 잘 되면 방망이도 잘 된다'는 말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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