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김현세 기자] "박상원이 잘 던지고 있었다."
21일 수원 KT전 9회 말 구원 투수 박상원이 던지고 있을 때였다. KT 더그아웃에서 윌리엄 쿠에바스가 박상원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고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다 대더니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했다. 바로 전파를 타고 논란이 커졌다. 중계하는 이동현 해설위원은 "자제해야 한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무관중 경기라 기합 소리가 유관중 때와 달리 부각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기합을 내는 투수가 적지 않게 있을 뿐더러 문제 소지가 없다는 것이 대다수 여론이 가지는 생각이다. 한 감독은 17일 대전 롯데전에서 박상원이 롯데 더그아웃 쪽으로 사과하자 되레 질책을 했다. 문제가 아니니 사과할 이유가 없다.
그러고 21일 수원 KT전에서 상대 선수가 박상원을 자극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자 한 감독은 더그아웃을 뛰쳐 나와 심판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이 위원은 "동업자 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많은 야구 팬이 아쉬울 만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한 감독의 진짜 어필 이유는 상대를 향하지 않았다고.
한용덕 감독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치르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1차전을 앞두고 21일 수원 KT전 상황을 설명했다. "박상원이 잘 던지고 있었다. 그러다 상대 얘기가 나올 때 흔들리더라. (어필 이유는) 박상원을 생각해서였고, 박상원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상대와 관련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생각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상원의 기합 소리가) 결코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하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100% 힘을 낼 때 기합 소리가 나오는 것이지 않나. 박상원에게 '앞으로도 기합 소리를 더 내라'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박상원이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 주니 다른 선수까지 좋은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한 감독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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