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현세 기자] KIA 타이거즈 나지완은 올 시즌 초반 5경기까지 중심 타자로서 역할을 못 했다고 자평했다. 홈런은 안 나오고 해결사답지 않게 1타점 치는 데 그치니 "초조했다"고.
"첫 다섯 경기는 정말 초조하게 보냈다. 하지만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모습이 되풀이될까 걱정도 앞섰다. 못하면 언제든 2군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래도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때 부진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초반 다섯 경기를 지나고 나니 중심 타자답게 치기 시작했다. 10일 광주 삼성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치더니 빠르게 홈런 2개를 더 쌓았다. 그러다 보니 통산 207홈런 고지를 밟았다. 해태 김성한이 세워 놓은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홈런' 기록을 뛰어 넘을 가능성도 키웠다.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치른 롯데전 수훈 선수가 되고 그는 "개인적으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 기록을) 신경 써 왔다"며 "타이거즈 선수로서 야구인으로서 타이거즈 일원으로서 내 기록을 남기는 일을 꿈꿔 왔다"고 얘기했다.
통산 207호 홈런은 나지완에게 자축포였다. 5월 19일은 그의 생일이다. 경기를 앞두고 흥미로운 일도 있었다. 그는 "몸을 푸는데 야구장에서 처음으로 개구리를 봤다. 이만하더라. 많은 동료가 '오늘 이기려나 보다'고 했다. 발견은 내가 했다"며 웃더니 "생일은 사실 모른 척했다. 개구리는 코치님이 잡아 외야 밖으로 풀어 주셨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담장 밖으로 나가는 것은 개구리만이 아니었다.
KIA에서 13번째 시즌이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은 치리라 큰 기대를 받아 왔다. 언제나 평균은 해 줄 것 같이 보여도 그는 많은 변화를 시도해 왔다고 했다. "약 10년 정도 지명타자로서 뛰었다. 수비는 10년 만이다. 공격은 되고 수비는 안 된다 하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꾸준히 출장해 가며 안정감이 생기더라. 윌리엄스 감독님이 '불안해 마라. 네가 제일 잘한다' 해 주시니 더는 초조하지 않았다."
나지완은 기존 장점 장타력은 물론이고 수비력까지 키우려 체중 감량도 독하게 했다고. 그는 "여름이 오면 체력 관리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올 시즌을 앞두고 3~4kg를 뺐는데 지금은 더 빠졌다. 10kg 가까이 빠졌다. 벨트도 주는 대로 써 왔는데 이제는 잘라 써야 할 정도다. 서너 칸 줄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체중이 빠져 힘이 줄지 않았는지 묻자) 힘 하나는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며 "체중을 감량해 가며 힘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며 웃기도 했다.
나지완은 "그동안 시즌 때 (홈런을) 몰아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자신감이 붙어 지금 기세만 잇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잘 유지해 가면 30홈런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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