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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미들스브로의 중심에서 희망을 외치다

기사입력 2007.02.25 12:19 / 기사수정 2007.02.25 12:19

이학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이학민 기자] 뭔가를 보여주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로(이하 보로)에 진출한 이동국이 드디어 고대하던 데뷔전을 가졌다. 로스타임을 포함 10분의 출전 시간이 전부였지만 그 의미는 이미 경기 전체를 상회할 만한 가치 있는 '10분'이었다.

데뷔전 상대는 설기현의 소속팀 레딩. 홈에서 펼쳐진 레딩과의 2006-2007 프리미어리그 28R 경기에 후반 39분 교체 투입된 이동국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이는 활약을 펼쳤다.

생애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를, 그것도 10여분을 소화한 이동국에게 득점을 기대한다거나 놀랄만한 활약을 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리라.

다만 앞으로 '브로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가'되기 위한 첫걸음을 뗀 이동국에게서 새로운 희망과 과제를 엿볼 수 있는 역사적인 데뷔전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98년이 떠오르는 이동국의 활약

이동국 하면 역시 98 프랑스 월드컵이 떠오른다. 네덜란드와의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 0대 5로 패색이 짙던 후반전 32분 교체 투입된 이동국의 플레이에 많은 국민들이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이동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네덜란드 대표팀을 앞에 두고 위력적인 헤딩슛과 중거리 슛을 시도하는 등 10대 답지 않은 모습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다.

하지만 그가 소화한 13분여의 시간은 그의 모든 모습을 발휘할 수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오늘. 레딩과의 경기에서 전격 교체 투입되며 10여분을 소화한 이동국은 과거의 신인 시절 모습에 비견될 만한 패기와 열정. 그리고 희망을 보여주었다.

역시나 출전 시간은 짧았지만 앞으로의 기대감은 결코 작지 않았다. 한국 팬들은 물론 현지 팬들에게도 강인한 인상을 남겨준 93분경의 왼발 발리슛은 비록 골대를 맞추며 득점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Dong Gook’이라는 그의 백 네임을 프리미어리그에 알린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주전 투톱' 비두카-야쿠부의 연속골

하지만 이번 경기가 이동국에게 있어 비교적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라고 할지라도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존재한다. 

드디어 고대하던 데뷔전을 치른 이동국은 앞으로 험난한 주전 경쟁을 치러야만 하고 그 경쟁에서 도태되면 과거 브레멘 시절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기에.

그러한 가운데 현재 주전 공격수로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수준급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비두카와 야쿠부의 투톱이 이날 나란히 득점을 기록했다는 점은 이동국에게 있어 그리 유쾌한 상황이 아닐 것이다.

야쿠부는 이 날 득점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로 득점 단독 3위에 올랐고, 비두카 또한 올시즌 7번 째 프리미어리그 득점을 올리게 되었다. 특히 두 선수는 위협적인 콤비 플레이를 자랑하며 레딩의 수비진을 괴롭혔고 이는 두 선수 모두 현재 최고의 폼을 보여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동국으로서는 현재 그들을 재치고 확실한 주전으로서 보장받을 수 있을 만한 상황이 결코 아니라는 결론이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전급 선수로 활약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무리다. 이동국은 적어도 미들스브로의 공격수중 세 번째 옵션으로서 올시즌 잔여 경기를 소화하는 데에 목표를 잡아야 한다.

그렇기에 오늘 두 골을 합작한 주전 투톱 비두카와 야쿠부를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동국은 오늘 경기 출전하지 않은 백업 공격수인 유얼과 크리스티를 넘어서야 하는 입장에 있다.

유얼의 경우 주로 쉐도우 스트라이커나 윙어로 기용되기 때문에 센터포워드 역할을 수행하는 이동국과는 다소 다른 역할을 하는 공격수로 볼 수 있다. 또 크리스티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득점이 전부인 선수. 물론 확실한 조커로서 활약해주는 경기도 많지만 이동국이 두려워 할 정도의 레벨은 아니다.

두 선수 모두 이동국이 의욕적인 모습으로 주어진 기회를 잘 포착하게 되면 넘어설 수 있는 선수들이다. 또한 비두카의 경우도 32세의 나이로 인한 체력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동국에게 있어 교체 출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선수임이 틀림없다.

결국 이동국은 앞으로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출전 시간과 활약을 늘려가며 자신의 입지를 잡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에 조급함을 가질 필요도 없는 법.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룬 '심바' 이동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포효할 대한민국의 사자왕의 모습을 그리며 그의 건투를 빌어본다.



이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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