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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삼성생명과 신세계의 엇갈린 명암!

기사입력 2007.02.24 06:16 / 기사수정 2007.02.24 06:16

반욱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반욱 기자] 꿀맛 같던 올스타 휴식 기간이 끝나고 다시 3라운드 중반에 접어든 여자프로농구. 시즌 초반 신세계의 약진과, 삼성생명의 부진 속에 2강 2중 2약으로 분류되던 리그 판도가 중반 이후 3강 3약으로 바뀌고 있다. 원인은 2중으로 분류된 삼성생명과 신세계의 행보가 각기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막강 삼성생명의 위력

1, 2라운드에서 '농구 명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강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던 삼성생명은 3라운드 들어 3연승으로 9승4패를 기록하며 어느새 우리은행과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변연하, 박정은, 이종애 등 경험과 실력을 고루 갖춘 국가대표급 선수들에 최고 용병인 로렌 잭슨까지 합세해 시즌 전부터 많은 기대를 불러 모았던 삼성생명은 시즌 초반 주포인 변연하가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했고, 첫 한국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잭슨이 체력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간신히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멀티플레이어로 손꼽히는 박정은이 위기에 처한 삼성생명의 해결사로 나서며 경기 조율은 물론이고 타고난 공격력까지 선보이며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로렌 잭슨 역시 정덕화 감독의 배려 속에 적절히 체력을 비축하며, 매 경기 30점에 가까운 가공할 만한 득점력으로 팀의 연승을 주도하고 있다.

▲ 삼성생명 로렌잭슨&박정은
ⓒ 반욱
삼성생명으로서는 리그 중반이 지나면서 팀의 전력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올스타 휴식 후 첫 경기였던 신세계와의 경기(23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내, 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성공시키는 로렌 잭슨의 파괴력에 매끄러운 경기 운영으로 공격과 수비를 지휘하는 박정은의 활약은 여전했다.

여기에 그간 부상으로 제 역할을 못했던 변연하가 모처럼 15득점(3점슛 3개)을 올리며 공격에 가세하니 신세계로서는 이렇다 할 반격 한 번 못해보고 패할 수밖에 없었다.

변연하는 경기가 끝난 후 "부상으로 쉬면서 현재 70% 정도 회복이 되었다. 계속 경기에 나가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해, 삼성생명으로서는 남은 경기에서 훨씬 더 수월한 경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올 시즌 삼성생명의 경기 중 가장 삼성생명다운 경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내,외곽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던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삼성생명의 팀 색깔이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계속 보여진다면 플레이오프에서도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 구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3라운드 4전 4패 신세계

삼성생명이 제 색깔을 찾으며 승승장구하는 반면, 함께 `2중`으로 분류되며 4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던 신세계는 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스타 휴식 이후 첫 경기였던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79:72로 패하며 5승 9패가 된 신세계는 지난 2월 5일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금호생명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4연패를 기록 중이다.

3라운드 들어서며 급격하게 흔들리는 신세계는 3라운드 첫 경기였던 8일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1점차로 패하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느낌이다. 김영옥의 부상 이후 계속되는 연패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던 국민은행에게 승리를 내준 것이 연패의 화근이 되었다. 이 경기를 계기로 국민은행이 계속 선전하고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 또한 방심할 수 없게 되었다.

역시 문제는 `리더의 부재`이다. 이선화-박세미-김정은-박세미 등 최근 몇 년간의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상위권 선수들을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아우르고 경기를 조율할 만한 고참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다.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경기 내용에 빠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할 만한 리더가 필요하지만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해주는 선수가 없는 것이 신세계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주원(신한은행), 김지윤(국민은행), 캐칭(우리은행)과 박정은(삼성생명)과 같이 팀 분위기를 주도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선수들은 팀원을 이끌어 나가는 데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신세계에는 전주원이나 김지윤, 박정은 같은 '특급
선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최근 신세계의 경기를 보면 한번 분위기를 상대에 빼앗기면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이것이 곧 패배로 직결된다. 팀에 `리더`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크게 느껴지는 것이 스포츠 경기가 아닌가.

물론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해줄 만한 능력 있는 선수들은 많이 있다. 프로 9년차로 신세계의 최고참인 양정옥과 장선형 두 선수는 지금도 물론 잘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박은진 역시 김정은과 더불어 팀의 에이스로서 충분히 리더 역할을 수행할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 문제는 김정은의 부진이 계속 되고 있다는 점이다. 3라운드 4경기 동안 그의 기록은 평균 15점. 여기에 4경기 동안 성공시킨 3점 슛은 5개뿐이다. 2라운드까지 `여자 방성윤`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종횡무진 했던 김정은이지만 리그 중반이 되면서 상대팀의 견제를 많이 받는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골밑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핀스트라에 비해, 외곽에서 득점을 책임져야 할 김정은이 번번히 막히다 보니 팀 전체적으로 공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신세계 김정은&핀스트라
ⓒ 반욱
설상가상으로 김정은 외에 다른 선수들 역시 공격에서 부진하다 보니 김정은의 개인기에 의한 무리한 슛 시도가 잦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패턴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때문에 신세계로서는 팀 내 젊은 선수들인 이선화와 박은진 등이 김정은과 함께 공격에 가세를 해줘야만 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플레이오프 진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신세계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강팀들의 전력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금호생명과 국민은행에 우위를 점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다.

하지만 이들과의 싸움 역시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김지윤과 그리피스의 호흡이 맞아 들어가며 상승세에 있는 국민은행은 물론이고, 연패를 기록 중인 금호생명 역시 새로 영입된 용병 비어드가 좋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 막차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3라운드 시작과 함께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삼성생명과 신세계. 막강 전력으로 선두권 진입에 성공한 삼성생명으로서는 느긋한 입장임에 틀림없고, 연패를 거듭하며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불안해진 신세계로서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에 분명하다.


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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