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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떡밥과 열린 결말? 의도된 부분이었죠"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4.28 07:00 / 기사수정 2020.04.27 19:11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윤성현 감독이 영화 '사냥의 시간'을 둘러싼 '떡밥'들에 대해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은 희망이 없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범죄를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물이다. 

지난 27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윤성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당시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빗대어 표현하는 정서가 있었다"며 "'지옥'이 젊은이들의 박탈감에서 시작하는 용어라고 생각했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생존에 대한 절박함을 장르적인 형태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어 '사냥의 시간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는 국가의 빚 1250억 달러를 갚지 못해 IMF도 도움을 거절하고, 원화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져 휴지 조각이 되고, 총기 사용마저 허가된 디스토피아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윤성현 감독은 "우선 '사냥의 시간'은 장르물이라 거창한 포장은 하고 싶지 않았다. IMF나 청년들의 애환을 담은 영화라기보다는 그런 정서가 저변에 깔려있는 영화로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장르 영화로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은 한국 사회를 지옥으로 빗대어서 표현과 젊은이들이 느끼는 것들을 시각화한 세계관을 만들어보고 싶어 만들게 됐다"며 "저 역시 IMF를 겪었던 세대다 보니 당시 세대가 느꼈던 좌절감과 애환을 잘 알고 있다. 또 남미를 여행 간 적이 있는데 그 나라의 화폐 가치가 휴지조각이 된 상황을 경험해봤다. 길을 지나가면 총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제가 겪은 개인적인 경험들을 지옥도 같은 세상으로 형상화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은 회수되지 않은 '떡밥'과, 해석의 여지가 많은 열린 결말로 인해 후속편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다. 관객들의 궁금증이 해소되지 못한 부분은 CCTV 하드디스크에 담긴 내용, 추적자 한(박해수 분)의 정체, 상수(박정민)과 기훈(최우식)의 생사 여부 등이다.  

윤성현 감독은 "일반적인 작법이라면 CCTV 너머에 있는 세력을 보여주고 점점 큰 세력이 이들을 어떻게 휘감고 있는지 보여주는 방식이 보통의 상업영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소위 회수되지 못한 떡밥들이란 이런 부분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사냥의 시간'은 자신들의 생존의 문제가 돈 때문이라고 착각하는 청년들-실제로는 어른들의 잘못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 관객들은 떡밥이 회수가 안 된 것에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겠다. 그러나 유심히 보면 대사 안에 VIP와 경찰이 등장하는 등 한이 공권력과 연결돼 있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단 구체화된 시점을 주지 않을 뿐이다. 의도된 부분도 굉장히 많았다. 기훈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도 준석의 정서적인 면에서 표현했을 뿐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것 역시 CCTV 상황처럼 연출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떡밥을 회수하는 작품이 있고 아닌 작품이 있는데 '사냥의 시간'은 떡밥을 회수하기 위해 쓴 건 아니었다.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량이 굉장히 적은데, 관객들이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정보들을 재조합하길 바랐다. 영화에 던져져 있는 요소들이 예측 불가능하지 않은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출적인 의미였을 뿐 속편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추적자 한이 청년들을 쫓아가고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도 언급했다. 윤성현 감독은 "한은 인간적인 인물이 아닌 신적인 존재, 은유적인 존재로 보이길 바랐다. 살인의 동기 역시 모호했으면 했다. 인물의 전사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몸에 있는 부대 마크, 칼과 총의 상처, 걸음걸이, 총기 파지법 등으로 용병 출신이라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10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파수꾼'에 이어 또다시 청춘들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윤성현 감독은 "개인적인 취향이 현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담는 걸 좋아한다. 특히 현시대를 바라보는 연출자와 작가의 시건이 담겨 있다면 이야기는 더 풍성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파수꾼'이 개인화를 시켰다면 '사냥의 시간'은 장르화를 시켰을 뿐이다"고 영화가 담긴 메시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사냥의 시간'은 지난 23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출연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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