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하정우와 그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합의금을 요구하며 협박한 해킹범과의 대화가 공개됐다. 일당 중 두 명의 협박범이 검거된 가운데, 경찰에 신고 후 해킹범 검거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다양한 화법을 시도했던 대화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디스패치를 통해 하정우와 해킹범이 나눈 대화가 공개됐다. 공개된 내용에서는 지난 해 12월 2일 하정우가 해커에게 처음 메시지를 받았던 당시부터, 12월 21일까지 계속해서 협박을 받았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처음 해커에게 메시지를 받고 하루 뒤, 하정우는 실제 상황인 것을 인지했다. 해커가 하정우를 협박하며 보낸 자료에는 신분증 사본과 지인과 주고받은 사진, 문자 등이 있었으며, 하정우는 해커의 정보 파악을 위해 자신을 '고호'라고 칭하는 해커와 대화를 이어갔다.
이후 하정우는 15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해커를 경찰에 신고했고,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도 함께 의뢰했다.
또 경찰이 수사할 시간을 벌기 위해 "입맛이 없더라고 식사는 잘 챙기세요"라고 말하는 해커에게 "지금 약 올리는 건가요?", "상당히 불쾌하네요", "신뢰를 얘기할 거면 예의는 지키셔야죠. 하루종일 오돌오돌 떨면서 오돌뼈처럼 살고 있는데" 등의 말장난으로 대화를 매듭지었다.
12월 8일 주고받은 대화에서는 "말을 편하게 하겠다"며 15억에서 13억으로 합의금을 낮춰 요구한 해커에게 "13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나 그럼 배 밭이고 무 밭이고 다 팔아야 해. 아니면 내가 너한테 배 밭을 줄 테니까 팔아보든가"라는 말로 응수했다.
여기에 "돈이 목적"이라며 하정우의 합의 의향을 계속해서 물어보는 해커에게 캐릭터 펭수의 이모티콘을 보내기도 했다.
경찰 수사가 진전되자, 하정우는 시간을 더 벌기 위해 입금 방법을 논의하며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정우의 주연작인 영화 '백두산'의 개봉일이었던 12월 19일을 D-DAY로 정하며 협박을 이어간 해커에게 "19일은 무리야. 네 마음대로 해. 협박에도 상도가 있거늘 막무가내네"라고 답했다. 해커는 19일부터 21일까지 하정우에게 계속해서 메시지를 보냈지만, 하정우는 더 이상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변필건)는 박 모씨와 김 모씨 등 2명을 공갈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해 하정우와 주진모 등 유명 연예인 5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하며 6억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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